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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은 이 나라의 전부가 아닙니다

화자박정희 (제5·6·7·8·9대 대통령)
원제학생 데모에 대한 특별담화문
날짜1965.08.25 (수)
기준공식 기록
분량197줄

전문

○ 박정희

  1. 친애하는 국민여러분!
  2. 학부형 여러분!
  3. 그리고 학생 여러분!
  4. 최근 한일협정 비준을 전후하여 일어나고 있는 학생 '데모'는
  5. 또다시 이 사회를 혼란과 불안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6. 국가이익의 추구수단이어야 하는 외교문제를 한갓 당리당략의 미끼로 삼아온
  7. 일부 몰지각한 정치인의 낡고 썩은 버릇이 문제되고 있는 이 시기에,
  8. 일부 철부지한 학생들마저 이를 욕구불만의 배출구로 생각하고
  9. 있는 것은 참으로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10. 한일문제는 단순한 외교문제가 아니라 한일 양국 국민사이에 얽히고설킨
  11. 과거의 감정을 청산하는 문제까지를 포함하고 있는 까닭에 정치인의
  12. 반대와 학생의 데모는 그런대로의 의의를 인정할 수 있었고,
  13. 따라서 정부는 이를 관대하게 용인하는 한편 일본과의 회담에 있어서는
  14.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를 선용하게까지도 하였던 것입니다.
  15. 따라서 회담타결 이전까지의 학생의 데모가 어느 모로는 그 회담을 우리에게
  16. 유리하게 뒷받침했다는 것을 나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것입니다.
  17. 그러나 회담이 성공적으로 타결되고 국회에서 정식으로 비준동의까지
  18. 끝난 지금에 이르러서도 불법적인 반대행위와 데모를 계속하고 있음은
  19. 이해할 수 없는 천부당 만부당한 일이라 아니 할 수 없습니다.
  20.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한일회담을 반대한다는 사람들이 그것과는 전연
  21. 별개의 문제인 국회해산을 외치고 정부타도를 부르짖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22. 이것은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정권의 변혁을 꿈꾸는 불순한
  23. 동기를 품지 않은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입에 담을 수
  24. 없는 묵과불능의 행동이라고 아니 할 수 없습니다.
  25. 학생들이라고 해서 헌법을 무시하고 부정할 수 있는 권리가 어디에 있으며,
  26. 학생들이라고 해서 국회해산을 운운하고 조약의
  27. 무효를 주장할 수 있는 특권이 어디에 있습니까?
  28. 학생은 이 나라의 전부가 아닙니다.
  29. 학생은 국민의 일부분인 것입니다.
  30. 학생이라고 해서 헌법에 우위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31. 4.19이후 이 나라 사회에 새로운 병폐가 하나 생겼는데,
  32. 그것이 바로 학생들의 데모만능풍조인 것입니다.
  33. 걸핏하면 무슨 성토대회다, 농성투쟁이다, 단식투쟁이다, '데모'다,
  34. 무슨 무슨 투쟁이다 하고 소위 현실참여라는 명목하에
  35. 거리로 뛰쳐나오기를 좋아하는 폐단이 생겼으니 이것은
  36. 분명히 말해서 망국의 풍조라 아니 할 수 없습니다.
  37. 학생제군!
  38. 오늘날 학생들이 거리로 뛰어나와서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정치문제에
  39. 직접 개입하기 좋아하는 나라치고 잘 되어나가는 나라가 어디 있습니까?
  40. 정부 물러가라, 국회해산하라,
나머지 157줄 펼치기
  1. 그러면 그 다음에는 학생이 정치하겠다는 이야기입니까?
  2. 이거 어떻게 하자는 겁니까?
  3. 이거 언제부터 이런 버릇이 생겼습니까?
  4. 학생이라고 해서 이런 특권은 절대로 부여되어 있지 않습니다.
  5. 학생들의 '데모'가 만성적으로 고질화되어
  6. 심지어는 스승의 배척을 외치는가 하면,
  7. 정부를 부정하고 행동함에 있어서는 온갖 기물을 동원하여 폭력으로써
  8. 경찰을 가해하고 선량한 국민을 괴롭히며 사회의 공공질서를 문란케
  9. 하고 있음은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암적 존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10. 지난 2년간에 걸쳐 만성적인 '데모'로 시달려 온 우리 국민들은
  11. 이제 그 '데모'에 대해 불감증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12. 그러나 외국사람이 그것을 보았을 때 그들이 과연 우리를
  13. 어떻게 평가할 것이냐를 생각해 본 일이 있는가?
  14. '아프리카',
  15. '동남아' 또는 '중남미'에서 학생 '데모'가 일어났다는
  16. 신문보도를 보면서 "그 사람들은 아직 미개해서 그렇구나,
  17. 그 사람들이 그래가지고 언제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경제적 번영을
  18. 누릴 수 있겠는가"하는 식의 매우 비판적인 태도를 취해온 바로
  19. 그 학생들이 국기를 뒤흔들고 사회적 혼란을 빚어내는 해괴망측한
  20. 이러한 행동을 이 땅에서 공공연히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무엇으로
  21. 어떻게 변명하려 하는지 반성을 해야 될 것이 아니냐?
  22. 친애하는 국민여러분!!
  23. 학부형 여러분!!
  24. 학생 여러분!!
  25. 나는 학원에서 학구에 전념하는 대다수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26. 불순한 동기로 또는 비록 동기에 있어서는 선의일망정 그 결과에 있어서는
  27. 사회공공질서를 파괴하는 '데모'행위를 본직으로 알고 있는 일부
  28. '정치학생'의 버릇을 근절시켜야할 절실한 필요를 통감하고 있습니다.
  29. 이 이상의 '데모'는 우리의 적인 공산주의자
  30. 이외의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31. 이유와 명분을 불문하고 학생이 학원밖으로 뛰쳐나와 가두를
  32. 휩쓸고 다니는 이 망국적 풍조를 단호히 시정할 것입니다.
  33. 이들 일부학생들은 학원자치의 보장을 미끼로 정치를 학원에
  34. 도입하여 학원자치 본래의 정신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35. 학생회장선거에 있어서 금전거래가 공공연히 성행하고,
  36. 때로는 '테로'납치 등 일반사회에서는 볼 수 없는
  37. 추잡하고 비루한 행위로 자치단체의 간부가 되어 선량한
  38. 학생과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괴롭히고 있고,
  39. 심지어 이 직함을 사회진출의 미끼로 삼아 소영웅시하는 실로 타기할
  40. 기풍이 학원내에 만연되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여러 번 듣고 있습니다.
  41. 공부하기 싫고 시험치기 싫어서 한일회담반대를 핑계
  42. 삼아 선량한 학생까지 폭력으로 협박하여 거리로 끌고
  43. 나오는 이러한 무법과 폭력이 횡행하고 있으면서도,
  44. 그들 불순학생들은 언필칭 학원의 자유를 부르짖고
  45. 학원의 자치를 운운하고 있는 것이 사실 아니냐?
  46. 이러한 부조리가 또 어디 있단 말입니까?
  47. 깡패정치에 항거하여 그것을 무찌른 학생들이 바로 그 깡패의
  48. 위치에 대신 들어서서 불법과 파괴를 일삼음으로써 사회의
  49. 빈축을 사고 있다는 것은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50. 한 개인이나 학교의 조그마한 자존심 때문에,
  51. 타 학교가 데모를 했으니까 우리도 안 하면 학교의 명예가 손상된다,
  52. 지난번에는 어느 학교가 먼저 했으니까
  53. 이번에는 우리가 먼저 해야 체면이 선다,
  54. 운운하는 이따위 식 사고방식이 과연 지성인을
  55. 자부하는 학생들이 할 행동이라고 보십니까?
  56. 그들 일부 학생들 중에는 무능하고 불순하고 간교한 교원에게 매수되어,
  57. 학원민주화투쟁에 그릇 이용되는 학생들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58. 이러한 학생일수록 일부 불순한 정객들에 매수되거나,
  59. 그들의 앞잡이가 되어서 애국을 빙자하여
  60. 철모르고 날뛰는 예가 허다한 것입니다.
  61. 또 일부 교직자들은 어떻습니까?
  62. 학생데모를 영웅시하고 그들을 선동함으로써 자기가 입신출세할
  63.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은근히 바라는 기회주의학자,
  64. 학생의 주장에 아부하고 그 감정에 영합하여 값싼 인기를 얻지
  65. 않고서는 자기의 무식과 무능을 감출 수 없는 사이비학자,
  66. 신분이 보장됨을 기화로 삼아 책임도 지지 못할
  67. 망언으로 국민을 우롱하는 무책임한 학자,
  68. 이러한 엉터리 학자가 제거되지 않는 한 학문의
  69. 자유 학원의 민주화를 기대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70. 또 일부 정치인들은 어떻습니까?
  71. 정당해체를 주장하고 국회해산을 공공연히 부르짖으면서도
  72. 그것이야말로 곧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고,
  73. 애국하는 길이요,
  74. 구국하는 길이라는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억지와 고집을 부리고
  75. 있는 것이 이 나라 일부 정치인들의 실태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76. 국가의 진로와 민족의 활로는 아랑곳없이 공부시켜야 할 학생을 오직
  77. 당리당략의 제물로 희생시켜 학생데모에 힘입어 정권의 횡재를 망상하는
  78. 반동정객이 민주정치의 이름을 더럽히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79. 선도되어야 할 학생, 제거되어야 할 교직자, 소탕되어야 할 정치인,
  80. 이들의 수는 엄격히 따져 극히 적은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81. 그러나 전체로서의 국가와 민족의 앞날을 흐리는 것은 언제나
  82. 이 극소수의 일부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83. 나는 대다수 학생, 대다수 정치인,
  84. 그리고 대다수 교직자의 명예를 추락시키고,
  85. 크게는 국가민족의 정상적인 발전을 저해하는 이 일부 암적
  86. 존재를 뿌리 뽑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입니다.
  87. 한 정권의 운명을 염려해서가 아니라 민주한국의 백년대계를 위해서,
  88. 조국의 근대화작업을 완수하기 위해서,
  89. 또 정권의 평화적 교체라는 전통을 확립하기 위해서,
  90. '데모'로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는 교훈을 남기기 위해서,
  91. 대소를 막론하고 모든 '데모'를 이 담화를 발표하는 이
  92. 시각부터는 철저하게 단호히 단속할 것을 선언하는 바입니다.
  93. 학생 '데모'로 인해 생산과 건설과 증산에 경주해야
  94. 할 우리 국력이 얼마나 헛되이 소모되고 있으며,
  95. 파괴된 공공기물과 일반시민의 손실이 그 얼마나 많습니까.
  96. 더구나 부상을 당한 경찰의 수로 말하면 지난
  97. 3.24사태 이래 3,182명이나 됩니다.
  98. 또한 본의 아니면서도 불량학생들에게 강제로 끌려
  99. 나와서 부상을 당한 학생수도 부지기수일 것입니다.
  100. 지금 우리가 이처럼 막대한 손실을 스스로 자초할
  101. 만큼 여유가 없다는 것은 너무나 분명합니다.
  102. 경찰은 이 때문에 그 본연의 임무를
  103. 포기하지 않을 수 없게 되고 있습니다.
  104. 그러나 내가 더욱 가슴 아프게 생각하는 것은
  105. 이미 당하고만 인적,물적 손실이 아니라,
  106. 앞으로 10년, 20년 후에 당하게 될 우리의 손실입니다.
  107. 10년, 20년 후의 이 나라의 주인공이 될 학생들이 내일의
  108. 주인공으로서의 실력과 자질을 연마하는 데 소홀히 함으로써 생기게
  109. 될 '지도자의 빈곤'을 나는 무엇보다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110.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 이보다 더 큰 손실이 없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111. 학생들이 일본사람을 미워하고 그들을 경계해야 한다고
  112. 부르짖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말입니다.
  113. 지금 우리 학생들과 같은 세대의 일본의 학생들은
  114.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부를 하고 실력을 닦고 있는데,
  115. 우리 학생들은 날마다 날마다 '데모'나 하고 시간을
  116. 낭비하면 공부는 언제하고 실력은 언제 양성하는 것입니까?
  117. 일본을 경계하여 또다시 침략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일본학생보다도
  118. 더 많이 공부하고 실력을 배양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119. 친애하는 학부형 여러분!
  120. 그리고 학생 여러분!
  121. 나는 학생 '데모'로 빚어진 현 사태가 교육자와 학생들의
  122. 지성과 이성의 힘으로 원만히 수습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123. 학교교직자와 학부형 여러분의 성의있는 지도와 편달에 의해,
  124. 거리로 뛰어 나온 학생들이 학원으로 다시 돌아가 학업에 충실하고 실력을
  125. 배양하고 인격을 도야하는 데 촌각을 아껴줄 것을 간곡히 바랍니다.
  126. 그러나 교직자와 학부형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생 '데모'가
  127. 근절되지 않는다면 학원을 폐쇄하거나 반영구적으로 교문을
  128. 닫고서라도 '데모'만능의 폐풍을 기어이 뿌리 뽑아야 하겠고,
  129. 또 교직자가 그 본래의 임무를 다하지 못하는 데
  130. 대해서는 응분의 책임을 추궁하여 교육을 그 본연의
  131. 자세로 돌려놓아야겠다는 것이 나의 소신이올시다.
  132. 따라서 나는 다시 강조하거니와,
  133. 첫째 모든 학생은 오늘로써 학생본연의
  134. 자세로 돌아가 학업에 충실할 것이며,
  135. 또 교직자나 학교당국은 학원질서를 유지하는
  136. 데 전책임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137. 만일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무능한 교직자나 학교당국에 대하여는 엄격한
  138. 책임을 추궁하고 가차없는 행정조치를 취할 것을 경고해두는 바입니다.
  139. 한편 사회의 안녕질서를 유지해야 할 치안당국은
  140. 일체의 불법데모를 더욱 가차 없이 단속할 것이며,
  141. 대다수 국민의 안녕을 위하여 소수 난동자의 발본색원적인
  142. 철저한 조치를 취할 것을 엄격히 제시해 두는 바입니다.
  143. 나는 대통령으로서 사회안정과 공공질서의 유지라는
  144. 나의 첫째 직무를 결코 소홀히 하지 않을 것입니다.
  145. 친애하는 학부형 여러분!
  146. 그리고 학생 여러분!
  147. 우리는 다 같이 그러한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시
  148. 한 번 반성하고 오늘로써 새로운 결의로 다짐합시다.
  149. 나는 앞으로 학문의 자유를 철저히 보장하는 대신,
  150. 학생의 본분과 자유에 수반하는 책임의식을 강조하면서
  151. 학원내에서의 일체의 정치행위를 엄격히 다스려,
  152. 진리탐구에 충실하며 선량한 학생 여러분을 철저히 보호할 것입니다.
  153. 민족의 앞날,
  154. 내일의 조국을 위하여 여러분의 지성과 정열을 한데
  155. 모아 오직 타일의 웅비에 대비하여야 하겠습니다.
  156. 여러분이 올바르게 성장하느냐 못하느냐에 국가운명이 달려 있다는
  157. 책임과 긍지를 가지고 자중자애하기를 간곡히 부탁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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