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똑같이 행동할 것입니다
| 화자 | 노회찬 (국회의원 (제17 · 19 · 20대)) |
|---|---|
| 원제 | 정의란 무엇인가 — 국회를 떠나며 (의원직 상실 기자회견) |
| 날짜 | 2013.02.14 (목) |
| 기준 | 녹취 · 보도 |
| 분량 | 48줄 |
전문
○ 노회찬
- 199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국내 최대 재벌그룹회장의
- 지시로 그룹부회장과 유력 일간지회장등이 주요 대선후보,
- 정치인, 검찰 고위인사들에게 불법으로 뇌물을 전달하는 모의를 하고 이를
- 실행하는 과정을 담은 녹취록이 8년 후인 2005년 공개되었습니다.
- 이른바 안기부 X파일사건입니다.
- 당시 법무부장관은 이 사건을 건국 이래 최대의 정, 경, 검,
- 언 유착사건이라 말했습니다.
- 주요 관련자인 주미한국대사와 법무부차관이 즉각 사임하였습니다.
- 그러나 뇌물을 준 사람,
- 뇌물을 받은 사람 그 누구도 기소되거나 처벌받지 않았습니다.
- 대신 이를 보도한 기자 두 사람과 국회 법사위 회의에서 떡값검사
- 실명을 거론하며 검찰수사를 촉구한 국회의원 한사람이 기소되었습니다.
- 다시 8년이 지난 오늘 대법원은 이 사건으로 저에게
-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의 죄목으로 유죄를 확정하였습니다.
- 뇌물을 줄 것을 지시한 재벌그룹회장, 뇌물수수를 모의한 간부들,
- 뇌물을 전달한 사람,
- 뇌물을 받은 떡값검사들이 모두 억울한 피해자이고 이들에 대한 수사를
- 촉구한 저는 의원직을 상실할 만한 죄를 저지른 가해자라는 판결입니다.
- 폐암환자를 수술한다더니 암 걸린 폐는 그냥 두고
- 멀쩡한 위를 들어낸 의료사고와 무엇이 다릅니까?
- 국내 최대의 재벌회장이 대선후보에게 거액의 불법정치자금을
- 건넨 사건이 '공공의 비상한 관심사'가 아니라는 대법원의
- 해괴망칙한 판단을 저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 국민 누구나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1인 미디어 시대에
-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하면 면책특권이 적용되고 인터넷을
- 통해 일반 국민에게 공개하면 의원직 박탈이라는 시대착오적
- 궤변으로 대법원은 과연 누구의 이익을 보호하고 있습니까?
- 그래서 저는 묻습니다.
- 지금 한국의 사법부에 정의가 있는가?
- 양심이 있는가?
- 사법부는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 저는 오늘 대법원의 판결로 10개월 만에
-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고 다시 광야에 서게 되었습니다.
- 안기부 X파일사건으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는
- 사실을 잘 알고서도 뜨거운 지지로 당선시켜주신 노원구
- 상계동 유권자들께 죄송하고 또 죄송할 뿐입니다.
- 그러나 8년 전 그날,
- 그 순간이 다시 온다하더라도 저는 똑같이 행동할 것입니다.
- 국민들이 저를 국회의원으로 선출한 것은 바로 그런 거대권력의 비리와
- 맞서 싸워서 이 땅의 정의를 바로 세우라는 뜻이었기 때문입니다.
- 오늘의 대법원 판결은 최종심이 아닙니다.
- 국민의 심판, 역사의 판결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 오늘 대법원은 저에게 유죄를 선고하였지만 국민의 심판대 앞에선
- 대법원이 뇌물을 주고받은 자들과 함께 피고석에 서게 될 것입니다.
- 법 앞에 만명만 평등한 오늘의 사법부에 정의가 바로
- 설 때 한국의 민주주의도 비로소 완성될 것입니다.
- 그 날을 앞당기기 위해 오늘 국회를 떠납니다.
- 다시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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