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도 없고 국회도 없고 정부도 없읍니다
| 화자 | 박정희 (제5·6·7·8·9대 대통령) |
|---|---|
| 원제 | 비상계엄령 선포에 즈음한 담화문 |
| 날짜 | 1964.06.03 (수) |
| 기준 | 공식 기록 |
| 분량 | 111줄 |
전문
○ 박정희
- 오늘 20:00시를 기하여 정부는 수도
- 서울에 비상계엄을 선포하게 되었습니다.
- 지금 가정과 일터에서 이 예기치 않았던 나의 갑작스러운
- 결정을 듣고 있는 국민 여러분들은 놀라움과 함께 불안한
- 감을 금치 못할 것을 나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읍니다.
- 나는 무엇보다도 나와 이 정부가 참을대로 참다가 이 마지못한
-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을 먼저 국민 앞에 밝혀 두면서 이
- 나라의 민족적 발전을 위한 이 부득이한 조치를 깊이 이해해
- 줄 것을 여러분의 애국충정에 호소하려는 것입니다.
- 친애하는 국민여러분!
- 민정에 들어선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정부는 당초 국민
- 여러분들이 기대했던 의욕적인 시정의 성과를 올리지 못한
- 것을 나는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 정부는 지난 5개월동안 혁정기간의 현안을 처리하고 민정으로의
- 과도기에 파생된 행정적 공백을 메꾸는데 최대한의 힘을 기울여 왔으며
- 식량부족을 타개하기 위한 양곡확보와 민생해결을 위한 재정안정의
- 실효를 얻기 위해서 집중적 노력을 다 해 온 것만은 사실입니다.
- 이제 돌이켜 보건대 지난 5개월간 정부가 국민이
- 기대했던 바와는 달리 다소 비능률적이었고 또한
- 반성할 점이 많았다는 것도 나는 솔직히 시인합니다.
- 그러나 그 5개월이라는 것이 군정에서 민정으로 넘어오는 교량적 의의를
- 가진 기간으로 미루어볼 때 아직 자리가 잡히지 않은 불비한 여건하에서
- 국정의 운영이 국민의 기대에 전적으로 부응하기에는 너무나 힘들었다는
- 것을 국민 여러분도 충분히 이해해 줄 것으로 믿는 바입니다.
- 이제 그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6월중순부터는 그 효과가 나타나게 되어
- 본격적으로 일하는 시기로 접어들게 되었으나 이 중대한 전환기에 즈음하여
- 과격한 학생 데모는 결과적으로 어떠한 사태를 빚어놓고 있읍니까,
- 확실히 근간 국정전반에 걸쳐 일부학생들의 도에 넘치는
- 현실참여는 이 나라 민주주의의 앞날에 새로운 암영을 던져주고
- 있으며 특히 최근 나타난 학생들의 반정부적파괴행동은 어느 모로
- 보더라도 불순하고 무모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는 것입니다.
-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 지난 3.24 학생데모 이래 산발적으로 지속된 학생들의 데모를
- 우리는 그 동기에 있어서 만은 순수한 것으로 믿어 왔고 또한 그것이
- 젊은 세대의 정열과 고민의 배출구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나머지
- 관대히 다스리기에 갖은 고충을 아끼지 않았던 것입니다.
- 그러나 그들 학생들의 데모를 냉철히 관찰해 볼 때 정부의 관대한
- 태도로 이를 묵과해 주고 한걸음 나아가서는 애국적 행동으로 이 이상
- 동정해 줄 수는 도저히 없다는 것을 나는 단정하기에 이르렀읍니다.
- 그것은 동기여하를 불문하고 학생들이
나머지 71줄 펼치기
- 심지어는 해괴망측한 방법과 극렬한 언동,
- 그리고 끝내는 공공시설의 파괴로써 민의에 의해 선출된 정부를
- 부정 도괴시키려는 불순한 경향이 노골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 합헌적인 절차에 의해 수립된 정부에 대하여 전면적인 부정으로
- 도전함으로써 어려운 여건하에서나마 경제적 난관과 민생문제를
- 타개하려는 정부의 행정기능마저를 마비케 하고 대외적으로는
- 국가의 위신을 추락시켜 점차 탈락과 쇠잔의 길을 면치 못하게
- 될 이 현실을 보고 묵과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 학생들의 시대적 감각으로 보아서 이상에 치우치는 까닭에 현실에 대해서
- 욕구가 불만함은 수긍하나 이 난국의 연원과 내일의 조국이 직면할 또
- 다른 문제에 관해 심려하거나 구체적인 방안을 과학적으로 구명함이 없이
- 우선 정권을 무너뜨려 놓고 보자는 비지성적이며 무책임한 행동의 연속은
- 앞으로의 헌정을 위해서 단호히 근절시켜야 하겠읍니다.
- 국정에 관해 책임을 지거나 또 책임을 추궁 받을 위치가 아니고
- 그 신분이 특수하다는 이유로 해서 사사건건 부정의 면에서만
- 실력행사로 임한다면 앞으로 어떠한 정권도 일할 수 없을 것이며,
- 끝끝내 헌정중단의 악순환만이 거듭될 것입니다.
- 그 연후에 우리에게 닥쳐올 것이 무엇인가를
- 현명한 국민여러분이 너무도 잘 알 것입니다.
- 지금 그들 일부 몰지각한 학생들에게는
- 헌법도 없고 국회도 없고 정부도 없읍니다.
- 법 위에 있고 법 테두리 밖에 있는 방자한 그들의
- 난동으로 빚어지는 걷잡을 수 없는 혼탁 속에서
- 과연 무엇을 생산하고 무엇을 건설해 나가겠읍니까,
- 실로 국가의 기본을 흔들고 망국의 씨를
- 뿌리는 철없고 한탄스러운 일입니다.
- 그야말로 가난한 나라의 학생들이 타일의 웅비에 대비하기는 커녕,
- 조국을 사랑하고 민족의 앞날을 걱정한다는 소위 현실참여가 바로 이것이라면
- 실로 가공할 모순이며 가증스러운 작폐라 아니할 수 없는 것입니다.
- 친애하는 국민여러분!
- 더구나 지금 학구에 불타는 많은 순수한 학생들이 일부
- 지각없는 학생들의 정치적 행동욕구때문에 그 학구의 열의가
- 식어가고 있다는 이 사실은 이 정부나 학부형 그리고 온
- 국민의 한결같은 걱정이라 아니할 수 없는 것입니다.
- 학업에 전념하려는 학생들의 학구분위기를 보장하기 위해서,
- 그리고 오늘 일부학생들의 방종과 난동으로 극도의
- 혼미를 거듭하는 사회질서의 회복을 위해서,
- 부득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게 된 것을 나는 생업에 충실한 선량한
- 국민여러분과 더불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여 마지않습니다.
- 정부는 학생들에게 인내로써 끝내 다스리려 했으나 인내의 이 이상
- 계속은 더욱 사태의 악화를 초래할 것이 예측되므로 실효없는
- 사후조치보다도 파국을 예방하기 위한 효과있는 사전조치가 절실함을
- 느껴 이 불가피한 단안을 내리기에 이른 것입니다.
- 나는 결코 이 정권의 유지를 위해서가 아니라 민주한국의
- 백년대계를 위해서 민의에 의하여 수립된 정부가 그
- 얼마나 강한 것인가를 입증시키려는 것입니다.
- 그리고 이 기회에 일부 불순한 학생들의 오만과 불손의
- 파괴적 행동으로 말미암아 앞으로 한없이 조성될 만성적
- 정치불안을 우려하여 그 고질을 도려내어 차제에 데모 만능의
- 풍조를 발본색원할 방침인 것을 분명히 해두는 바입니다.
- 친애하는 국민여러분!
- 불가피하게 요청된 계엄령 선포가 결코 문제해결을 위한 최상의
- 방식이 아님을 모르는 바 아니나 현실이 정치문제 이전으로
- 돌아가 국가자체의 통치기능과 대의질서를 수호해야 한다는
- 엄연한 명제앞에서 정부는 최단시일내에 안정을 회복시키는 한편
- 데모로써 혼돈된 행정력을 정비하여 민생문제를 비롯한 본연의
- 임무에 전력을 경주하면서 조속히 계엄을 해제할 것입니다.
- 계엄기간중 난동, 파괴, 불온한 선동,
- 유언비어 조작을 비롯한 범법행위와 혼란을 틈탄 일절의 공산세력은
- 단호히 엄단될 것이지만 시민생활에 대해서는 추호의 위축도 주지
- 않을 것이며 모든 자유는 최대한으로 보장받을 것입니다.
- 따라서 입법기능이나 정치활동은 정상적으로 보장받을 것입니다.
- 그러나 한편 이 과도적 조치를 악용한 간상 모리행위나
- 경제질서 파괴범에 대해서는 가차없는 조처를 취하는 것입니다.
- 정부는 오늘의 난국의 본질을 솔직히 반성하고 냉정히 판단하여
- 일반국민이나 학생들이 제시한 바 애국적이며 정당한 요구와 희원에
- 대해서는 납득할 수 있는 조치와 시책으로 성의있게 나설 것입니다.
- 끝으로 국민 여러분은 우리가 지금 국제사회의 주목속에 서있다는
- 사실과 이 고난의 극복이 민족적인 공동운명속에 이루어질 것이라는
- 점을 깊이 인식하고 자중자애하며 냉철한 이성으로 일관하여 정부에
- 대한 적극적인 협조 있기를 당부해 마지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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