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끝없이 이어진 촛불을 바라보았습니다
| 화자 | 이명박 (제17대 대통령) |
|---|---|
| 원제 | 특별 기자회견 |
| 날짜 | 2008.06.19 (목) |
| 기준 | 공식 기록 |
| 분량 | 140줄 |
전문
○ 이명박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 지난 6월 10일,
- 광화문 일대가 촛불로 밝혀졌던 그 밤에 저는 청와대
- 뒷산에 올라가 끝없이 이어진 촛불을 바라보았습니다.
- 시위대의 함성과 함께 제가 오래전부터 즐겨
- 부르던 '아침이슬' 노랫소리도 들었습니다.
- 캄캄한 산중턱에 홀로 앉아 시가지를 가득 메운 촛불의 행렬을 보면서,
- 국민들을 편안하게 모시지 못한 제 자신을 자책했습니다.
- 늦은 밤까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 수 없이 제 자신을 돌이켜보았습니다.
- 저는 최근 각계각층의 지도자 여러분을
- 만나 말씀을 들을 기회를 가졌습니다.
- 그 분들께서는 이렇게 충고해주셨습니다.
- '혼자서 고민하지 말고,
- 국민들께 털어놓고 이해를 구하라'라고 하였습니다.
-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은 그분들의 말씀대로 국민들께 저간의 사정을
- 솔직히 설명 드리고 이해를 구하고 또 사과를 드리고자 한 것입니다.
- 그리고 앞으로의 국정운영 방향을 말씀드리고 새 출발을 다짐하려고 합니다.
- 돌이켜보면 대통령에 당선된 뒤 저는 마음이 급했습니다.
- 역대 정권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취임 1년 내에 변화와
- 개혁을 이루어내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 더욱이 제가 취임하던 때를 전후해 세계
- 경제의 여건은 급속히 악화되고 있었습니다.
- 국제금융위기에 겹쳐 유가와 원자재 값마저 치솟았습니다.
-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 시급했습니다.
- 한미 FTA 비준이야말로 성장 잠재력을
- 높이는 지름길의 하나라고 판단했습니다.
-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계속 거부하면 한미 FTA가
- 연내에 처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았습니다.
- 미국과의 통상마찰도 예상됐습니다.
- 싫든 좋든 쇠고기 협상은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 한미 FTA가 체결되면 34만개의 좋은 일자리가 새로이 생기고,
- GDP(국내총생산)도 10년간 6%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됩니다.
- 대통령으로서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기회의 문이 닫히는
- 것을 그냥 바라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 우리나라는 4대 강국에 둘러싸인 세계 유일의 분단국입니다.
- 거기다 북한 핵의 위험을 머리 위에 이고 있습니다.
- 안보의 측면에서도 미국과의 관계 회복은 더 늦출 수 없었습니다.
나머지 100줄 펼치기
- 그러다 보니 식탁 안전에 대한 국민의
- 요구를 꼼꼼하게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 자신보다도 자녀의 건강을 더 걱정하는
- 어머니의 마음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습니다.
- 아무리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국가적 현안이라 하더라도,
- 국민들이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 또 국민들이 무엇을 바라는지 잘 챙겨봤어야 했습니다.
- 저와 정부는 이 점에 대해 뼈저린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 정부는 지금 모든 외교력을 동원해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국제 기준과 충돌되지 않고 통상마찰을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 식품 안전에 관한 국민들의 염려를 해소하기 위해서입니다.
- 저는 미국 부시 대통령에게 우리의 요구
- 사항을 구체적으로 분명히 밝혔습니다.
- 이를 계기로 지금 이 시각에도 양국 대표들이 모여 협상을 하고 있습니다.
-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 한 30개월령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가
- 우리 식탁에 오르는 일이 결코 없도록 할 것입니다.
- 미국 정부의 확고한 보장을 받아내겠습니다.
- 미국도 동맹국인 한국 국민의 뜻을 존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정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식품의 안전성을
- 담보하기 위해 철저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 그동안 국민 여러분께서는 미국과의 재협상을 요구했습니다.
- 그런데 정부는 재협상의 어려움만 설명하려고 했습니다.
- 이런 태도가 국민 여러분께는 정부가 국민의
- 뜻을 따르지 않는 것으로 비친 것 같습니다.
- 이러한 국민들의 요구가 커지자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저에게
- '일단 재협상 요구를 수용하고 보자'는 이야기도 하였습니다.
- '통상마찰이나 국익에 손해가 있더라도 당장 이
- 사태를 진정시켜야 한다'고 받아들이라고 했습니다.
- 저도 이것이 국내 문제라면 벌써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 저의 정치적 입장만을 고려했다면 주저하지 않고 받아들였을 것입니다.
- 제가 '재협상 한다'고 선언했다면 당장은
- 어려움을 모면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 그래서 저 자신, 많은 갈등을 한 것도 사실입니다.
-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온갖 비난의
- 소리가 들리는데 제가 무엇을 위해 고집을 부리겠습니까.
- 그러나 저는 대통령으로서 국익을 지키고
-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 엄청난 후유증이 있을 것을 뻔히 알면서 그렇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 국민 여러분께서는 2000년에 벌어진 마늘 파동을 기억하실 겁니다.
- 중국산 마늘이 대거 들어오면서 국산 마늘 값이 폭락하자
- 정부는 여론무마용으로 긴급관세를 부과했습니다.
- 그러자 중국은 한국 휴대폰 수입을 중단시켰습니다.
- 결국 이 문제는 한국이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것으로 끝이 났습니다.
- 기름 한 방울 나지 않고,
- 변변한 자원조차 없는 우리나라가 살아남을 길은 통상밖에 없습니다.
- 우리 경제의 통상 의존도는 70%가 넘습니다.
- 통상대국 일본이 20%대 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히 높습니다.
- 그런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신뢰마저 잃으면 미래가 없습니다.
- 때문에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면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지
- 않을 방법으로 정부는 추가 협상을 선택한 것입니다.
- 국민 여러분께서 이런 사정을 깊이 이해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 저는 취임 두 달 만에 맞은 이번 일을 통해 얻은
- 교훈을 재임 기간 내내 되새기면서 국정에 임하겠습니다.
- 국민과 소통하면서, 국민과 함께 가겠습니다.
- 국민의 뜻을 받들겠습니다.
- 반대 의견에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 청와대 비서진은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대폭 개편하겠습니다.
- 내각도 개편하겠습니다.
- 첫 인사에 대한 국민의 따가운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서
- 국민의 눈높이에 모자람이 없도록 인선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대선 공약이었던 대운하 사업도 국민이 반대한다면 추진하지 않겠습니다.
- 어떤 정책도 민심과 함께 해야 성공할 수
-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절실히 느꼈습니다.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 국제 경제 여건이 대단히 어렵습니다.
- 원자재, 곡물 값은 엄청나게 오르고 국제
- 유가는 작년보다 두 배나 올랐습니다.
- 앞으로 계속 오를 것이라는 우려 섞인 예측도 있습니다.
- 이렇게 되면 세계 경제가 위기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 우리도 그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 이에 대한 대비를 지금부터 철저히 해야 합니다.
- 지금 국내에서도 유가 인상으로 인한 생계형 파업으로 물류가
- 끊기고 공장 가동이 멈추는 사태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행동에 나선 근로자들을
- 무조건 탓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 하지만 파업이 오래 가 경제에 결정적 타격을 준다면 그 피해는
- 근로자를 포함해 국민 모두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됩니다.
- 지금은 기업도 정부도 근로자도 모두 한 걸음씩
- 양보하고 고통을 분담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 우리는 이미 1970년대 석유파동과 1990년대 금융위기 등 여러 차례의
- 위기를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 훌륭히 극복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 이번 일도 서로 고통을 나누면서 손잡고 협력할 때 세계 어느
- 나라보다 훨씬 더 빠르게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 가장 고통을 받는 이들은 서민입니다.
- 물가를 안정시키고 서민의 민생을 살피는 일을 국정 최우선으로 하겠습니다.
- 반드시 경제를 살리겠습니다.
- 국내외 기업이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 조성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내겠습니다.
- 공기업 선진화, 규제 개혁,
- 교육제도 개선 등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꼭 해야 할
- 일들은 철저히 준비해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 이제 새롭게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 두려운 마음으로 겸손하게 다시 국민 여러분께 다가가겠습니다.
- 국민 여러분께서도 새로 출발하는 저와
- 정부를 믿고 지켜봐 주시기를 바랍니다.
- 촛불로 뒤덮였던 거리에 희망의 빛이 넘치게 하겠습니다.
-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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