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바로 세우기
| 화자 | 김영삼 (제14대 대통령) |
|---|---|
| 원제 | 12·12사태 발생 16년째 되는 날을 맞아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 |
| 날짜 | 1995.12.12 (화) |
| 기준 | 공식 기록 |
| 분량 | 94줄 |
전문
○ 김영삼
-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 오늘은 우리 헌정사에 큰 오점을 남긴 12,12
- 사태가 발생한 지 열여섯 해가 되는 날입니다.
- 이 치욕의 날을 맞아 저는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우리 역사를
- 바로 세우려는 저의 비장한 각오와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자 합니다.
- 국민 여러분!
- 우리는 30여 년의 긴 세월 동안 군사독재의 억압
- 아래 고통과 슬픔과 좌절의 시대를 살아야 했습니다.
- 언론자유를 비롯한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국민이 뼈아픈
- 희생을 치러야 했는지 우리는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 저 자신도 그 과정에서 엄청난 박해를 받았고,
- 말로 다할 수 없는 수모와 고난을 겪었습니다.
- 그러나 위대한 우리 국민은 마침내 민주주의를 쟁취했으며,
- 문민정부 수립과 함께 어둠의 시대는 종식되었습니다.
- 저는 대통령에 취임한 후 대화합을 이루어 국가발전에 필요한
- 국민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지난 시대의 잘못을 용서하고
- 모든 것을 화합의 큰 그릇 속에 포용하고자 했습니다.
- 그리하여 지난 시대의 어두움을 역사의 심판에
- 맡기자고 국민 여러분에게 호소했던 것입니다.
- 여기에는 잘못을 저지른 당사자들이 당연히 국민과 역사 앞에 참회하고
- 용서를 비는 반성의 길을 걸을 것이라는 기대가 담겨 있었습니다.
- 그러나 이러한 국민의 기대는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 전직 대통령의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부정축재는
- 온 국민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으며,
- 대외적으로 국가의 위신을 크게 손상시켰습니다.
- 또한 과거의 잘못에 대해 스스로 뉘우치고 용서를 빌기는 커녕 오히려
- 역사를 되돌리려는 파렴치한 언행은 온 국민을 분노케 했습니다.
- 저는 전직대통령의 권력형 부정부패 사건을 통하여 국민의 신뢰와
- 기대를 배반한 이 엄청난 범죄의 뿌리가 12.12와 5.17,
- 5.18에 이어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우리는 국민과 역사를 욕되게 한 이같은 작태를 더
- 이상 국민화합이라는 명분으로 묵과할 수는 없습니다.
- 이 나라에 정의와 법이 살아 있음을 분명히 하고 진정한
- 국민화합을 이루기 위해 이제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아야 합니다.
- 그래야만 지난 어두운 시대가 남긴 국민적인 아픔과
- 상처도 보다 근원적으로 치유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자랑스러운 21세기 신한국을 건설하기 위해서,
- 그리고 민족정기를 확립하기 위해서도 우리는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합니다.
- '역사 바로 세우기'야말로 국민의 자존을 회복하고
- 나라의 밝은 앞날을 여는 '명예혁명'입니다.
나머지 54줄 펼치기
- 저는 대통령으로서 남은 임기 동안 우리의 역사를
- 바로 세우는 데 혼신의 힘을 기울일 것입니다.
- 저는 이 일이 '제2의 건국'이라는 신념으로 어떠한 반역사적
- 반민주적 도전도 분쇄하고 이 과업을 반드시 완수할 것입니다.
- 그렇게 함으로써 정의와 법,
- 그리고 양심이 국가와 민족의 항구적인 발전을
- 보장하는 확고한 기반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 국민 여러분!
- 우리는 지금 전진이냐,
- 아니면 후퇴냐 하는 중대한 민족사적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 세계는 성숙한 민주주의와 눈부신 경제발전을 토대로 세계의 중심국가로
- 떠오르고 있는 우리나라를 경이적인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 우리나라가 세계의 중심국가로 떠오르느냐,
- 아니면 세계사의 뒤편으로 떨어지느냐는 바로
- 지금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 '역사 바로 세우기'는 단순한 과거의 정리작업이
- 아니라 바로 미래를 향한 '창조의 대업'입니다.
- 우리는 군사문화의 잔재를 과감히 청산하고 쿠데타의
- 망령을 영원히 추방함으로써 우리가 피와 땀과 눈물로
- 이룩한 민주주의를 확고히 지켜나가야 합니다.
- 어떠한 헌정질서 파괴 행위도 단호히 응징하고 법과 정의를 확고히
- 세워 법치주의가 이 나라를 지배하는 원칙이 되게 해야 합니다.
- 나라를 병들게 한 부정부패의 구조와 정경유착의 고리를
- 타파하여 깨끗하고 공정한 선진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 대통령인 제가 그 전면에 나섰습니다.
- 그러나 이 과업이 완수되려면 국민 여러분이 다 함께 나서 주셔야 합니다.
- 남은 임기 동안 그 어떤 도전이나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 '역사 바로 세우기'에 모든 것을 다 바치려는 저의 충정을
- 온 국민이 이해하고 성원해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 '역사 바로 세우기'에는 너와 내가 따로 없습니다.
- 우리 국민 모두가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 저는 국회가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에 5,18 특별법을
- 반드시 통과시켜 줄 것을 충심으로 바라 마지않습니다.
- 특별법을 통해 12,12와 5.18의 비극을 깨끗이
- 청산해야만 온갖 어려움 속에서 묵묵히 국토방위에 헌신해
- 온 우리 군의 명예도 비로소 회복될 수 있을 것입니다.
- 국민 여러분!
- 우리는 이제 21세기 조국과 민족의 백년대계를 생각해야 합니다.
- 우리가 지금 후손들을 위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 그들을 이끌어 줄 가치관을 바로 세워놓는 것입니다.
- 폭력과 비리로 얼룩진 군사독재 시대의 암흑과 비극은 결코
- 되풀이되어서는 안된다는 역사의 교훈을 그들에게 물려주어야 합니다.
- 정의와 법이 총칼보다 더 강한 것임을
- 그들의 의식에 새기도록 해야 합니다.
- 진실은 반드시 밝혀지며 정의는 언제나 승리한다는
- 철리를 그들의 자산으로 삼게 해야 합니다.
- 이 모든 것들이 21세기 세계의 중심국가,
- 신한국의 든든한 기초가 될 것입니다.
- 오늘의 이 명예혁명에 온 국민이 나선다는 것은
- 바로 우리나라의 자랑이며 우리 민족의 긍지입니다.
- 역사가 이 시대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 저는 역사의 대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 우리 모두 '역사 바로 세우기'의 위업에 다 함께 나섭시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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