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조선총독부를 철거하는 역사적 작업
| 화자 | 김영삼 (제14대 대통령) |
|---|---|
| 원제 | 제50주년 광복절 경축사 |
| 날짜 | 1995.08.15 (화) |
| 기준 | 공식 기록 |
| 분량 | 167줄 |
전문
○ 김영삼
-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 북한동포와 해외동포 여러분,
- 그리고 자리를 함께 하신 내외 귀빈 여러분!
- 우리는 오늘 뜻깊은 광복 50주년을 맞아,
- 민족사에 새 지평을 열자는 굳건한 결의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 지금 우리의 귓전에는 잃었던 국권을 되찾은 기쁨으로
- 독립만세를 외치던 반세기 전 그 날의 환호가 생생합니다.
- 우리의 가슴은 온갖 고난을 뚫고 숨가쁘게 달려온
- 지난 반세기에 대한 깊은 감회로 가득 차 있습니다.
- 다가오는 21세기를 우리 민족의 위대한 시대로 만들자는
- 굳은 다짐 속에서 우리 모두는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
- 선열들의 축복과 7천만 겨레의 기대가 이 자리에 충만해 있습니다.
- 이 경하스러운 날을 맞아,
- 저는 먼저 조국의 광복을 위해 신명을 바치신
- 애국 선열들을 추모하며 삼가 경의를 표합니다.
- 오늘의 이 나라를 만들기까지 전국 방방곡곡에서 묵묵히
- 땀흘려 일해 오신 국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7천만 동포 여러분!
- 우리 겨레에게 지난 50년은 가혹한 시련의 연속이었지만
- 우리는 불굴의 의지로 이를 극복해 왔습니다.
- 우리는 민족분단과 동족상잔이라는 엄청난 비운을
- 안은 채 국가건설의 대장정에 나서야 했습니다.
- 물려받은 빈곤과 전쟁의 폐허 위에서 생존마저 위협받아야
- 했던 '절대빈곤의 시대'를 헤쳐 나와야 했습니다.
- 극단적인 남북대치와 군사독재 아래 민주주의가
- 질식하던 '어둠의 시대'를 뚫고 나와야 했습니다.
- 그러나 식민통치의 사슬을 끊던 불같은 투혼과
- 강철같은 의지로 우리는 분연히 일어섰습니다.
- 불과 한 세대 남짓한 짧은 기간에 우리는 가장 가난한
- 나라로부터 이제는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으로 뛰어 올랐습니다.
- 민주의 씨앗이 싹트기조차 어렵던 그 메마른
- 땅 위에 문민민주주의를 활짝 꽃피웠습니다.
- 민족의 자존을 크게 드높이고, 민족사의 정통성을 확고히 세웠습니다.
- 이제 우리나라는 세계의 당당한 중심국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 자유와 풍요의 민주공화국을 세우고자 했던
- 선열들의 소망이 마침내 실현되고 있는 것입니다.
- 우리 민족의 위대한 저력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고,
-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낸 것입니다.
- 내외 동포 여러분!
- 우리의 성취가 이처럼 빛나는 것임에도 우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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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복은 여전히 미완으로 남아있습니다.
- 남북의 민족성원 모두가 자유와 번영을 누리는 통일국가를
- 건설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광복의 완성일 것입니다.
- 통일의 큰 길을 열기 위해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은
-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정착시키는 일입니다.
- 평화 없이는 통일된 조국은 물론, 민족의 장래 또한 기약할 수 없습니다.
- 저는 민족의 안전과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해
- 다음과 같은 기본원칙을 제시하는 바입니다.
-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문제는 반드시 남북 당사자간에 협의,
- 해결되어야 합니다.
- 한반도의 평화를 지킬 책임은 궁극적으로
- 남북한 당사자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관련
- 국가들의 협조와 뒷받침도 필요합니다.
- 이렇게 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는 동북아의 안정과
- 세계평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아울러 남북 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 비롯한 모든 남북간의 합의사항은 존중되어야 합니다.
- 평화의 첫 걸음은 신뢰구축이며,
- 신뢰는 서로 약속한 것들을 지키고 실천에 옮기는 데서 생기기 때문입니다.
- 저는 이같은 기본원칙을 밝히면서 남과 북이 지금의
- 정전협정을 준수하는 가운데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 적절한 대책을 함께 강구해 나갈 것을 촉구합니다.
- 광복 50주년이 되는 올해야말로 남북관계에 새로운
- 장을 여는 역사적인 해가 되어야 마땅합니다.
- 저는 북한이 조속히 안정되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나오고,
- 남북간에도 신뢰가 증진되기를 기대합니다.
- 아울러 국민 여러분께 당부 드립니다.
- 평화통일은 우리 모두의 절실한 염원이지만,
- 그것을 추진하는 것은 냉엄한 현실의 과제입니다.
- 통일문제에 대해서는 환상적인 기대도 성급한 포기도 모두 금물입니다.
- 꾸준한 인내심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 그것이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 7천만 동포 여러분!
- 광복 반세기라는 역사의 장을 넘기는 오늘, 우리의 눈앞에 새 하늘,
- 새 땅이 열리고 있습니다.
- 우리 민족에게 무한한 희망을 주는 21세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 우리 민족이 역사의 전면에 나설 아시아, 태평양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 선조들의 꿈과 후손들의 소망이 담긴
- 민족의 꿈을 활짝 펼칠 때가 왔습니다.
- 우리는 이 기회를 결코 놓쳐서는 안됩니다.
- 이제 저는 7천만 겨레의 여망을 모아 민족이
- 나아갈 길을 역사 앞에 엄숙히 선언하고자 합니다.
- 우리의 조국을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서는 '일류국가'로 만드는 것,
- 이것이 오늘의 우리에게 주어진 민족사적 소명입니다.
- 21세기를 우리 민족의 위대한 꿈을 실현하는 세기로 만들어 나갑시다.
- 이를 위해서는 첫째,
- 나라의 각 분야가 선진화되고 세계화되어야 하겠습니다.
- 민주주의가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에 고루 확산되어야 하며,
- 한 차원 더 높은 발전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 파당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대변하는 진정한 민주주의가 정착되어야 합니다.
- 국민을 분열시키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통합하는 정치가 나와야 할 것입니다
- 낡은 틀에 안주하지 않고 시대와 국민의
- 여망에 부응하는 새 정치가 나와야 합니다.
- 우리의 경제 또한 선진 경제권에 진입해야 합니다.
- 경제의 규모가 더욱 커질 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고도화되어야 하겠습니다.
- 또한 성장의 과실이 국민 모두에게 고루 나누어지고,
- 삶의 질을 존중하는 경제가 되어야 합니다.
- 정당한 부가 존경을 받고 분배의 정의가 존중되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 통일에 대비하는 경제 역량 또한 구축되어야 할 것입니다.
- 둘째, 진정한 문화국가를 건설해야 하겠습니다.
- 무엇보다 인간과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고,
- 제도와 관행이 확고하게 정착되어야 하겠습니다.
- 정신문화가 존중되고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 실현되는 투명한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 민족정기를 드높이고 자랑스런 민족문화를 꽃피워야 하겠습니다.
- 셋째, 인류와 세계의 발전에 더욱 기여하는 민족이 됩시다.
- 우리는 지금 역동적인 동북아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 우리는 평화와 번영의 아시아,
- 태평양 공동체를 만드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합니다.
- 나아가, 민족의 웅대한 꿈을 저 넓은 세계무대에서 펼쳐야 합니다.
- 세계의 모든 나라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당당하게 경쟁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진정으로 기여하는 나라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 역사는 청산과 계승을 통한 창조의 과정입니다.
- 우리는 오늘 옛 조선총독부를 철거하는 역사적 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 이 건물이 철거되어야만 우리 민족사의 정통성을
- 상징하는 경복궁이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 여기에는 식민잔재를 깨끗이 청산하고 우리의 민족정기를
- 회복하자는 온 국민의 뜻과 의지가 함께 담겨 있습니다.
- 대통령에 취임한 직후,
- 옛 조선총독의 관저를 철거한 것도 같은 취지에서였습니다.
- 옛 조선총독부 건물의 철거는 단순히 식민잔재의
- 외형적인 청산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 그것은 우리 모두의 의식 속에 남아 있는 그릇된
- 역사의 잔재로부터 진정으로 해방되는 것을 뜻합니다.
- 우리는 한,일 두 나라 관계가 불행했던 과거의 그늘로부터
- 벗어나 미래지향적으로 발전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그러기 위해서는 일본이 과거 역사를 올바로 인식하는
-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 우리는 오늘 광복 50주년을 계기로 애국선열 등
- 1천4백여 분을 새로 독립운동 유공자로 모셨습니다.
-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신 선열들의 애국애족 정신은
- 우리가 이어 받아 후대에 전해야 할 소중한 유산입니다.
- 저는 광복 이후 전반세기와 후반세기를 잇는 대통령으로서
- 역사의 창조적 발전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 오늘날의 거대한 문명사적 변혁 앞에서 우리가
- 가야할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습니다.
- 우리는 지금 안으로는 내실을 다지면서 밖으로는
- 21세기를 향한 역사의 격랑을 헤쳐 나가야 합니다.
- 우리에게는 더 이상 미움과 분열과
- 갈등으로 소모할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
- 미움을 사랑으로, 분열을 통합으로, 갈등을 조화로 바꾸어 나가야 합니다.
- 저는 오늘 대통령으로서 헌법에 따라
- 대대적인 특별사면과 복권을 단행하였습니다.
- 국회의 동의절차를 거쳐 대규모의 일반사면도 실시할 계획입니다.
- 이는 뜻깊은 광복 50주년을 맞아 우리 국민 모두가 대화합을 이루어
- 새출발하는 역사적 계기를 만들겠다는 충정에서 내린 결단입니다.
- 그러나 문민정부 출범 이후에 이루어진 부정부패
- 관련자는 이번 조치에서 제외했습니다.
- 이것은 부정부패는 반드시 척결한다는
- 정부의 단호한 의지를 표현한 것입니다.
- 우리는 이제 온 국민이 하나 되어 세계로
- 미래로 힘차게 전진해 나가야 합니다.
- 조국과 민족의 앞날이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 우리는 지난 반세기를 통해 위대한 국민만이 위대한
- 역사를 창조한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주었습니다.
- 우리 모두 다시 한번 한민족의 위대한 21세기를 향해 힘차게 나아갑시다.
-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영역을 세계화합시다.
- 변화와 개혁을 힘차게 추진합시다.
- 그리하여,
-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서서 인류공영에
- 기여하는 '일류국가'의 꿈을 실현합시다.
- 50년 후 광복 한 세기가 되는 그날,
- 우리의 후손들이 오늘의 우리를 진정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합시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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