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동맹국도 민족보다 더 나을 수는 없습니다
| 화자 | 김영삼 (제14대 대통령) |
|---|---|
| 원제 | 제14대 대통령 취임사 |
| 날짜 | 1993.02.25 (목) |
| 기준 | 공식 기록 |
| 분량 | 191줄 |
전문
○ 김영삼
- 친애하는 7천만 국내외 동포 여러분,
- 노태우 대통령을 비롯한 전직 대통령,
-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하신 내외 귀빈 여러분.
- 오늘 우리는 그렇게도 애타게 바라던 문민 민주주의의
- 시대를 열기 위하여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 오늘을 맞이하기 위해 30년 의 세월 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 마침내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부를 이 땅에 세웠습니다.
- 오늘 탄생되는 정부는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 불타는 열망과 거룩한 희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 민주주의에 대한 저 자신의 열정과 고난이 배어 있는 이
- 국회의사당 앞에서 오늘 저는 벅찬 감회를 억누를 길이 없습니다.
- 우리 국민은 참으로 위대합니다.
- 저는 국민 여러분들에게 뜨거운 감사와 영광을 드립니다.
- 또한 험난했던 민주화의 도정에서 오늘을 보지 못하고,
- 애석하게 먼저 가신 분들의 숭고한 희생
- 앞에 국민과 더불어 머리를 숙입니다.
- 국민 여러분.
- 저는 14대 대통령 취임에 즈음하여,
- 새로운 조국건설에 대한 시대적 소명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 지금 이 땅은 지층 깊은 곳으로부터 봄기운이 약동하고 있습니다.
- 지난날 우리 민족에게는 번성했던 여름도, 움츠렸던 겨울도 있었습니다.
- 그러나 이제 민족진운의 새봄이 열리고 있습니다.
- 우리에게 새로운 결단, 새로운 출발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 저는 신한국 창조의 꿈을 가슴 깊이 품고 있습니다.
- 신한국은 보다 자유롭고 성숙한 민주사회입니다.
-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입니다.
- 더불어 풍요롭게 사는 공동체입니다.
- 문화의 삶, 인간의 품위가 존중되는 나라입니다.
- 갈라진 민족이 하나되어 평화롭게 사는 통일조국입니다.
- 새로운 문명의 중심에 우뚝 서서,
- 세계의 평화와 인류의 진보에 기여하는 나라입니다.
- 누구나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는 사회,
- 우리 후손들이 이 땅에 태어난 것을 자랑으로 여길 수 있는 나라,
- 그것이 바로 신한국입니다.
- 우리 모두 이 꿈을 가집시다.
- 우리는 일찍이 식민지와 전쟁의 폐허에서 기적을 이루어 낸 민족입니다.
- 우리 다시 세계를 향해 힘차게 웅비해 나갑시다.
-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 그러나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여건은 우리에게 결코 유리하지만은 않습니다.
- 냉전시대의 종식과 함께 세계는 실리에
나머지 151줄 펼치기
- 따라 적과 동지가 뒤바뀌고 있습니다.
- 바야흐로 경제전쟁, 기술전쟁의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 변화하는 세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 우리는 선진국의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 것입니다.
- 도약하지 않으면 낙오할 것입니다.
- 그것은 엄숙한 민족생존의 문제입니다.
- 우리는 신한국을 향해 달릴 수 있는 체력을 가다듬어야 합니다.
- 그런데 지금 우리는 병을 앓고 있습니다.
- 한국병을 앓고 있습니다.
- 한때 세계인의 부러움을 샀던 우리의 근면성과 창의성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 전도된 가치관으로 우리 사회는 흔들리고 있습니다.
- 언제부터인가 우리 국민은 자신감을 잃고 있습니다.
- 바로 이것이 문제입니다.
- 우리에게 위기가 있다면 그것은 외부의 도전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 바로 우리 안에 번지고 있는 이 정신적 패배주의입니다.
- 이대로는 안됩니다.
- 새로워져야 합니다.
- 좌절과 침체를 딛고 용기와 희망의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 폐쇄와 경직에서 개방과 활력의 시대로,
- 갈등과 대립에서 대화와 협력의 시대로 바꾸어야 합니다.
- 불신의 사회에서 신뢰의 사회로,
- 나만을 앞세우는 사회에서 더불어 사는 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 이것이 제가 말하는 변화와 개혁의 방향입니다.
- 제도만이 아니라 우리의 의식과 행동양식까지도 바꾸어야 합니다.
- 우리가 변화와 개혁을 회피한다면, 우리는 역사로부터 외면당할 것입니다.
-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 개혁은 먼저 세 가지 당면과제의 실천으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 첫째는 부정부패의 척결입니다.
- 둘째는 경제를 살리는 일입니다.
- 셋째는 국가기강을 바로 잡는 일입니다.
-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는 안으로 나라를 좀먹는 가장 무서운 적입니다.
- 부정부패의 척결에는 성역이 있을 수 없습니다.
- 결코 성역은 없을 것입니다.
- 단호하게 끊을 것은 끊고, 도려낼 것은 도려내야 합니다.
- 이제 곧 위로부터의 개혁이 시작될 것입니다.
- 그러나 국민 모두가 스스로 깨끗해지려는
- 노력 없이 부정부패는 근절되지 않습니다.
- 깨끗한 사회의 실현은 국민 여러분의 손에 의해서만 완성될 수 있습니다.
- 다음으로 우리는 경제의 활력을 되찾아야 합니다.
- 그것을 위해서 정부는 규제와 보호 대신에 자율과 경쟁을 보장할 것입니다.
- 민간의 창의를 존중할 것입니다.
- 정부가 먼저 허리띠를 졸라맬 것입니다.
- 국민은 더 절약하고 더 저축해야 합니다.
- 사치와 낭비는 추방돼야 합니다.
- 근로자는 더 열심히 땀 흘려 일해야 합니다.
- 기업은 대담한 기술혁신으로 국제경쟁에서 이겨야 합니다.
- 정부와 국민, 근로자와 기업,
- 모두가 신바람나게 일함으로써만 우리는 경제를 살릴 수 있습니다.
- 이것이 제가 주창하는 신경제입니다.
- 국민 여러분.
- 흐트러지고 있는 국가기강을 다시 세워야 합니다.
- 부정한 수단으로 권력이 생길 때,
- 국가의 정통성이 유린되고 법질서가 무너지게 됩니다.
- 목적을 위해서 절차가 무시되는 편법주의가 판을 치게 됩니다.
- 이 땅에 다시는 정치적 밤은 없을 것입니다.
- 또 우리 사회에 있어야 할 권위를 다시 찾아야 합니다.
- 우리의 자유는 공동체를 위한 자유여야 합니다.
- 백범 선생의 말처럼 공원의 꽃을 꺾는
- 자유가 아니라 꽃을 심는 자유여야 합니다.
- 땅에 떨어진 도덕을 일으켜 세워야 합니다.
- 이런 점에서 오늘의 교육은 미래를 준비하는
- 과학기술교육과 함께 사람다운 사람,
-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인간교육이어야 합니다.
- 이것이 바로 신교육입니다.
- 국민 여러분.
- 오늘부터 정부가 달라질 것입니다.
- 이제 청와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 국가의 안전과 번영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 않고 일하는 일터가 될 것입니다.
- 청와대는 바로 국민 여러분의 친근한 이웃이 될 것입니다.
- 저는 국민이 일하는 현장,
- 기쁨과 고통이 있는 현장에 함께 있을 것입니다.
- 국민과 함께 기뻐하고, 함께 아파할 것입니다.
- 기쁨은 나눌수록 커지고, 고통은 나눌수록 작아지기 때문입니다.
- 정치 역시 달라져야 합니다.
- 정치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에게 희망과
- 행복을 안겨 주는 생활정치여야 합니다.
- 국민의 불편을 덜어 주는 정치,
- 국민의 작은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정치가 필요합니다.
- 이렇게 정부가 달라지고, 정치가 달라질 때,
- 변화와 개혁을 통한 살아 있는 안정이 이 땅에 자리잡게 될 것입니다.
- 국민 여러분.
- 정의와 화해로 새시대의 문을 활짝 열어 나갑시다.
- 지난날 우리는 계층으로 찢기우고, 지역으로 대립되고, 세대로 갈라지고,
- 이념으로 분열되었습니다.
- 우리 안에 있는 벽은 허물어야 합니다.
- 한은 풀어야만 합니다.
- 우리 사회에는 그늘 속에 살아온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 그들은 위로받아야 합니다.
- 많이 가진 사람은 더 많이 양보해야 합니다.
- 힘있는 사람은 더 큰 것을 양보해야 합니다.
- 너무나 성급하게 내 몫만을 요구하지 맙시다.
- 먼저 우리 공동체 전체를 생각합시다.
- 그리고 우리가 더 많은 몫을 갖기 위하여 더 큰 떡을 만듭시다.
- 7 천만 국내외 동포 여러분.
- 저는 역사와 민족이 저에게 맡겨준 책무를 다하여
- 민족의 화해와 통일에 전심전력을 다하겠습니다.
- 그러나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 감상적인 통일 지상주의가 아닙니다.
- 통일에 대한 국민적 합의입니다.
- 김일성 주석에게 말합니다.
- 우리는 진심으로 서로 협력할 자세를 갖추지 않으면 안 됩니다.
- 세계는 대결이 아니라 평화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 다른 민족과 국가 사이에도 다양한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그러나 어느 동맹국도 민족보다 더 나을 수는 없습니다.
- 어떤 이념이나 어떤 사상도 민족보다 더 큰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합니다.
- 김 주석이 참으로 민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 그리고 남북한 동포의 진정한 화해와 통일을 원한다면,
- 이를 논의하기 위해 우리는 언제 어디서라도 만날 수 있습니다.
- 따뜻한 봄날 한라산 기슭에서도 좋고,
- 여름날 백두산 천지 못가에서도 좋습니다.
- 거기서 가슴을 터놓고 민족의 장래를 의논해 봅시다.
- 그때 우리는 같은 민족이라는 원점에 서서
- 모든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 세계 도처에서 민족의 긍지를 지키며
- 살아가고 있는 5 백만 해외 동포 여러분,
- 금세기 안에 조국은 통일되어, 자유와 평화의 고향땅이 될 것입니다.
- 우리 모두 국내외에서 힘을 합하여 세계 속에서 역할과
- 책임을 다하는 자랑스런 한민족 시대를 열어 나갑시다.
- 국민 여러분.
- 신한국의 창조는 누가 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 우리 모두가 하는 것입니다.
- 오늘 이 자리에는 많은 신 한국인이 참석했습니다.
- 땀흘려 일하는 근로자, 새로운 작물로 소득을 올리는 농민,
-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 연구에 몰두하는 과학도,
- 시장개척에 동분서주하는 회사원, 신제품 개발에 성공한 중소기업인,
- 그리고 밤새워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 이 자리에는 또 묵묵히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직자도 있습니다.
- 자기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이들이야말로
- 신한국 창조의 주역이요 주인입니다.
- 특히 이 땅의 젊은이 여러분.
- 세계를, 그리고 미래를 바라봅시다.
- 방관에서 참여로, 비난에서 창조의 길로 나갑시다.
- 미래는 여러분의 것이며, 신한국은 바로 여러분의 세상입니다.
- 국민 여러분.
- 우리 모두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가집시다.
- 신한국을 창조합시다.
- 신한국의 창조는 대통령 한 사람이나 정부의 힘만으로 이룩될 수 없습니다.
- 신한국으로 가는 길에는 너와 내가 없습니다.
- 오직 우리만이 있을 뿐입니다.
- 모두 함께 해야 합니다.
- 그러나 신한국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 인내와 시간이 필요합니다.
- 눈물과 땀이 필요합니다.
- 고통이 따릅니다.
- 우리 다 함께 고통을 분담합시다.
-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 반드시 해내야만 합니다.
- 자, 우리 모두 희망과 꿈을 안고 새롭게 출발합시다.
-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힘차게 함께 달려갑시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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