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활 타는 용광로 속에
| 화자 | 노태우 (제13대 대통령) |
|---|---|
| 원제 | 신당 창당에 관한 3당총재 공동선언 |
| 날짜 | 1990.01.22 (월) |
| 기준 | 공식 기록 |
| 분량 | 152줄 |
전문
○ 노태우
- 국민 여러분.
- 국민의 선택에 따라 출범한 이 공화국의 국정 책임을
- 지고 있는 민주정의당 총재 노태우와 오랜 세월 이 땅의
- 민주주의를 위해 몸바쳐 온 통일민주당 총재 김영삼,
- 그리고 국태민안의 신념을 꿋꿋이 실천해 온 신민주공화당 총재 김종필,
- 우리 세 사람은 민주, 번영,
- 통일을 이룰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기 위해
- 오늘 국민 여러분 앞에 함께 섰습니다.
- 21세기를 눈 앞에 두고 1990년을 맞은 우리는
- 나라의 장래를 결정할 중대한 기로에 서있습니다.
- 오늘의 국가적 상황은 지난 40여년 헌정사의 파란을 넘어
- 연 민주주의와 지난 30년간 온 국민이 피땀흘려 이룩한
- 우리 경제의 바탕 위에서 번영된 선진민주국가로 나아가느냐,
- 아니면 불안한 후퇴의 길로 떨어지느냐의 갈림길이라 할 것입니다.
- 우리는 지난 반세기에 걸쳐 세계 그 어느 민족이 겪은 것보다 가혹한
- 시련과 고난을 국민의 단합된 힘으로 슬기롭게 이겨 왔습니다.
- 우리 국민은 민족의 분단과 동족상잔의 전쟁을 겪으면서도 세계가 경탄하는
- 경제발전을 이루었고 오랜 권위주의 시대에 막을 내리고 민주주의를 함께
- 열어 서울올림픽을 역사상 가장 훌륭한 대회로 치렀습니다.
- 그러나 지난 2년간 온 국민이 값비싼 대가를 치르면서
- 얻은 명백한 결론은 현재의 정치구조가 오늘의 국가적
- 문제를 해결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 더욱이 4당으로 갈라진 현재의 구조로는 나라 안팎의 도전을
- 효율적으로 헤쳐 나라의 밝은 앞날을 개척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 현재의 4당체제는 지난 총선거의 결과임이 분명합니다.
- 그러나 그것은 국민이 바란 선택이기보다는 인맥과
- 지연에 따른 정치권의 분열이 가져온 결과였습니다.
- 기존 정당은 국민의 여론을 조직화하고 국민적 역량을 뭉치게 하기보다
- 지역적으로 기반을 나누어 국민적 분열을 심화하는 현실을 빚게 했습니다.
- 그동안 우리 사회에는 급속한 민주화와 함께 지난 시대 쌓여온 계층간,
- 세대간, 지역간의 갈등과 다양한 욕구가 폭발적으로 분출되었습니다.
- 4분된 정당체제는 사회경제적 갈등구조를 개선하고
- 국민적 여망을 구현하는데 무력했습니다.
- 정치적 안정이 이루어지지 않음에 따라 국민의 불안은
- 가중되었고 우리 경제도 위기상황으로 치닫게 되었습니다.
- 4당으로 갈라진 우리 정치권은 격동하는 세계에서
- 나라의 발전을 선도하지 못하고 불안정과 불확실성으로
- 국민에게 장래에 대한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 지금 동서세계는 자유와 번영을 향해
- 세기적인 변혁의 소용돌이 속에 있습니다.
나머지 112줄 펼치기
- 공산주의 국가에도 개혁과 개방의 물결이 넘쳐
- 공산주의체제가 잇달아 허물어 지고 있습니다.
- 지금의 국제정세는 반세기 가까운 분단상황의 남북한관계에도
- 언제 어떠한 변화를 몰아올지 알 수 없는 현실입니다.
- 이런 상황 속에서도 우리 정치권은 오늘까지 민족문제를 해결하고
- 통일의 길을 적극적으로 열어 갈 태세를 갖추지 못했습니다.
- 국민 여러분.
- 역사의 이 큰 갈림길에 서서 우리는 오늘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 나라를 밝은 미래로 이끌 새로운 정치를 출범시키기로 하였습니다.
- 우리의 현실과 이 시대는 한 차원 더 높은 나라의
- 발전을 이룰 새로운 사고와 결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 우리는 국민과 사회발전의 수준에 못 미치는 지난날의
- 정치를 개혁하는 것이 국민의 뜻이라고 확신합니다.
- 이제 우리는 당파적 이해로 분열,대결하는
- 정치에 종지부를 찍기로 하였습니다.
- 지난날의 배타적 아집과 독선,
- 투쟁과 반목의 구시대 정치를 활활 타는 용광로 속에 불사르기로 했습니다.
- 우리의 정치도 이제는 지난날의 발상과 체질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 대망의 21세기를 열어 가는 지금 우리는 6천5백만 우리 겨레가 하나의
- 민족공동체를 이루고 자유와 번영과 평화를 누릴 날을 앞당겨야 합니다.
- 국민 여러분,
- 우리는 지난해 12월 15일 여야의 대타협으로
- 2년간을 끌어온 과거문제를 매듭지었습니다.
- 그것은 부정과 불신,
- 투쟁으로 얼룩져 온 지난 40년간의 민주화 쟁취기를 마감하고 새로운
- 민주주의의 시대를 여는 진정한 전기가 되어야 한다고 확신하였습니다.
- 이제는 다양한 국민의 요구를 조화하고 통합하여 그것을 실현하는 정치,
- 과거를 뛰어 넘어 나라의 발전을 이끄는 정치가 이루어져야 할 때입니다.
- 경제적 위기와 당면한 국가적 과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면서
- 민주발전의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광범한 국민적
- 지지기반 위에서 새로운 정치구도를 갖추어야 합니다.
- 우리 사회의 구조적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 국민화합을 실현할 새로운 정치질서를 이룩해야 합니다.
- 안정 위에서 지속적인 발전을 이룩하면서 국민
- 모두가 골고루 잘사는 복지국가 건설해야 합니다.
- 우리가 맞게 될 고도기술사회,
- 정보화사회를 앞장서 이끌 창조적인 정치가 펼쳐져야 합니다.
- 이제는 통일조국의 앞날을 내다보면서 민족통합에
- 대비하는 정치체제를 구축해야 합니다.
- 우리는 우리 모두의 미래를 힘차게 열어 가는 희망의 정치,
-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신뢰의 정치,
- 각계의 자율과 참여를 폭넓게 수용하는 성숙한 정치를 실현해야 합니다.
- 이 모든 일은 이제까지의 좁은 정치틀로는 이룰 수 없는 것입니다.
- 우리 모두 장기집권과 권위주의의 무거운 짐도 벗어 던졌습니다.
- 이제 민주,반민주의 단순논리 시대도 끝났습니다.
- 자유와 민주의 이념을 함께 나누며 정책노선을 같이하는 정치세력이
- 뭉쳐 정책중심의 정당정치를 실천하는 것은 시대의 요청입니다.
- 새로운 상황에 맞지 않는 과거의 낡은 정치를 과감히 깨는
- 데서 새로운 시대정신이 요구하는 새 정치가 시작돼야 합니다.
- 지난 시대의 고루한 관념과 거기에서 비롯된
- 낡은 가치관으로부터 해방되어야 합니다.
- 국민 여러분.
- 우리 세 사람은 오늘의 상황에 공동의 책임을
- 느끼며 역사의 사명을 함께 다하기로 결심했습니다.
- 우리 세 사람은 지난 대통령선거와 총선거에서 보여준 절대다수 국민의
- 지지와 성원을 겸허하게 가슴깊이 새기며 이 중대한 역사적 상황에서
-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길이 무엇인가를 깊이 논의했습니다.
- 나라와 겨레의 오늘과 내일에 관한 모든 문제에
- 대하여 가슴을 열고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 이제 우리는 모든 당파적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역사와
- 국민 앞에 책임을 다한다는 한마음으로 이 시대의
- 과제를 함께 풀기 위해 중대한 결단을 내렸습니다.
- 민주정의당과 통일민주당 그리고 신민주공화당은 여,야의 다른 위치에서
- 그동안 이 나라를 위해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 그러나 오늘 우리의 현실은 보다 더 굳건한
- 정치주도세력과 국민적 역량의 결집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 우리 사회 모든 민족,민주세력은 이제 뭉쳐야 합니다.
- 이같은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우리는 중도
- 민주세력의 대단합으로 큰 국민정당을 탄생시켜 정치적 안정
- 위에서 새로운 정치질서를 확립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 우리 세 사람은 굳은 의지와 사명감으로 21세기 세계의 중심에
- 우뚝선 당당한 나라를 건설하는 초석이 될 것을 다짐하면서,
- 국민 여러분께 합의사항을 다음과 같이 밝힙니다.
- 첫째, 민주정의당과 통일민주당 그리고 신민주공화당은
- 민주발전과 국민대화합,민족통합이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
- 오로지 역사와 국민에 봉사한다는 일념으로 아무 조건없이
- 정당법의 규정에 따라 새로운 정당으로 합당한다.
- 새 정당의 명칭은 가칭 '민주자유당'으로 한다.
- 전당대회시까지는 3당총재가 공동대표가 된다.
- 둘째, 새 정당은 모든 온건 중도
- 민주세력이 다같이 참여하는 민주정당으로서,
- 자주,자존의 바탕 위에서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주도하고
-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의 이념을 기저로 하여 실질적인 복지와
- 정의를 실현하며 민족문화를 창달하는 것을 기본정책으로 삼는다.
- 이와 함께 우리나라의 발전을 이룩하는 데
- 가장 적합한 정치체제와 정치문화를 창출한다.
- 셋째, 합당의 절차와 방법은 국민적 여망을
- 바탕으로 당원의 총의를 최대한 존중하여 추진한다.
- 합당 등록절차는 금년 2월말 이내에 완료하고,
- 새로운 정당의 전당대회는 5월말까지 개최하는 것으로 하되 늦어도
- 정당법에 의한 합당 등록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개최한다.
- 넷째, 구체적인 합당절차와 이에 따른 제반사항을 효율적으로
- 추진하기 위하여 3당 각 5인으로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 합당을 위한 모든 실무적인 사무를 담당한다.
- 다섯째, 민족,민주역량의 총 단합을 위하여
-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모든 정당과 단체,
- 개인에게 문호를 활짝 열고 동참을 호소한다.
- 그러나 새로운 정당에 참여하지 않는 어떠한
- 정당,정파나 단체와도 의회민주주의를 신봉하는 한,
- 대화와 타협으로 정치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조한다.
- 국민 여러분.
-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이제 여,야 정당이
- 합당하여 새로운 국민정당이 탄생됩니다.
- 우리 정치사에 새로운 기원이 열리는 것입니다.
- 새 국민정당의 출범은 정치의 안정,
- 정치의 선진화를 이룩하여 위대한 역사를
- 창조하는 새로운 출발이 될 것입니다.
- 우리는 더 큰 국민의 지지 위에서 민주, 번영,
- 통일의 영광된 시대를 창조해 갈 것입니다.
- 우리 국민 모두 새로운 세계, 희망의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갑시다.
- 국민 여러분의 성원과 동참을 호소합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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