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명만 평등
| 화자 | 노회찬 (국회의원 (제17 · 19 · 20대)) |
|---|---|
| 원제 | 2004년도 국정감사 법제사법위원회 질의 |
| 날짜 | 2004.10.14 (목) |
| 기준 | 공식 기록 |
| 분량 | 93줄 |
전문
○ 노회찬
- 민주노동당의 노회찬입니다.
- 어려운 여건에서 사법정의 실현을 위해서 애쓰시는
-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면서 질의를 드리겠습니다.
- 서울고등법원장님께 질의드리겠습니다.
- 고등법원장님은 대한민국의 법정에서 만인이 평등하다고 생각하십니까?
- 평등하지 못하다고 생각하십니까?
- 사실 우리 국민들은 그 정도가 아닙니다.
- 우리 국민들은 만인이 평등해야 될 대한민국의
- 법정에서 만 명만 평등한 것 아니냐,
- 만 명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대단히 불평등한 게 아니냐,
- 이렇게 생각합니다.
- '차떼기 사건'을 아시지요?
- 법률용어 이외의 용어는 모르십니까?
- 그러면 설렁탕도 모르세요?
- 세칭 '차떼기'라는 사건을 아시지요?
- '정치자금 차떼기 사건'을 아시지요?
- 그 사건으로 인해서 당시 우리 국민들의
-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았다고 생각하시지요?
- 이것은 사실 해외에도 알려져서 나라의
- 명예도 상당히 실추되었을 것으로 보이지요?
- 그리고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의 근로의욕을 떨어뜨렸다고도 생각하시지요?
- 실제 2002년 대선 당시에 현금 2억
- 4000만 원이 들어 있는 상자 62개,
- 현금 1억 2000만 원이 들어 있는 상자 1개,
- 도합 150억 원이 실려 있는 트럭의 열쇠를 주고받았고,
- 정치자금을 불법적으로 건넨 사실인데요.
- 이 사건에 관련된 분들이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 아십니까?
- 사실 돈을 건네 준 사람은 지금 어떻게 됐지요?
- 예,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지요.
- 그리고 이 돈을 받은 사람은 어떻게 됐습니까?
- 세상을 이렇게 시끄럽게 했던 차떼기 사건에서,
- 150억 원을 트럭에 실어서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전달해서 온 국민들을
- 분노하게 한 이 사건에서 돈을 건네 준 사람은 집행유예를 받았습니다.
- 그리고 돈을 받은 사람도 역시,
- 지금 돈을 받은 사람이 두 사람으로 되어 있는데,
- 실질적으로 이 돈을 주도록 강요한 사람이 지금 1심에서 징역 3년,
- 2심에서 징역 1년이 나왔습니다, 그렇지요?
- 이것이 판결문에 나와 있는데요.
- 그러면 이것을 감안해서 부득이하게,
- 거의 강압적으로 돈을 건넬 수밖에 없었던 점이 감안이 되었다면
나머지 53줄 펼치기
- 그러면 그렇게 강압적으로 돈을 받아낸 사람에 대해서는 상당히
- 엄하게 처벌해야 되는데 강압적으로 돈을 받아낸 사람은 징역
- 3년이 징역 1년으로 되면서 그 사유가 뭔가 하면,
- '피고인이 3선 국회의원이다' 그다음에 '고령이고 별다른 전과가 없다',
- 그리고 '깊이 뉘우치고 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 국회의원이 3선이면 이렇게 감형 사유가 됩니까?
- 그러면 6선이면 더 감형 사유가 됩니까?
- 재판장님!
- 죄송합니다.
- 고등법원장님,
- 제가 재판을 받아본 적이 있어서 그 얘기가 불쑥 나왔습니다.
- 150억 원을 빈 집에 들어가서 몰래 훔치는 것하고 강력하고 적극적으로
- 요구해서 150억 원을 뜯어내는 것하고 어느 게 더 죄질이 무겁습니까?
- 지금 이 사건은 빈 집에 가서 150억 원을 몰래
- 갖고 나온 것이 아니라 여기 나와 있다시피 별로 돈
- 줄 의사가 없는 사람에게 150억 원을 강압적으로,
- 적극적으로 수차에 걸쳐서 요구를 해 가지고 할 수 없이 준 사건이에요.
- 그런데 아마 우리가 빈 집에 가서 150억 원이 아니라 1억
- 5000만 원을 훔쳐 가지고 나오면 지금 실형을 받지요?
- 그런데 150억 원을 강압적으로,
- 사실상 강탈한 이 범죄에 대해서 어떻게 해서 1심에서 3년,
- 그리고 2심에서 1년이냐 이겁니다.
- 이게 우리 국민들이 과연 '법 앞에 만인이
- 평등하다'고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 게다가 제가 더욱더 놀라는 것은 1심 재판에서의 양형
- 사유하고 2심 재판에서의 양형 사유가 '3선이라는 점,
- 깊이 뉘우치고 있다는 점,
- 정계를 사실상 은퇴했다는 점'으로 글자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습니다.
- 그러면 똑같은 사유로 1심에서 그런 사유를 감안해서
- 3년 징역형을 때렸는데 2심에서도 그 똑같은 사유로
- 3년에서 다시 1년으로 깎는다는 겁니다.
- 새로운 감형, 양형 조절의 어떤 사유가 발생한 것도 아닌데......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간단한 것 한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 고등법원장님은 수십 년 동안 법조 활동을 해 오셨고,
- 오랜 기간 법조인으로서 사회에 기여하셨는데 혹시 고등법원장님께서
- 무슨 죄를 범하면 다른 사람보다 가볍게 처벌받아야 됩니까,
- 아니지요?
- 저는 많은 재판을 보지 못했습니다마는
- '수십 년간 땀 흘려서 농사를 지으면서 우리 사회에 기여한
- 점을 감안하여 감형한다'거나 혹은 '산업재해와 저임금에도
- 불구하고 수십 년간 땀 흘려 일하면서 이 나라 산업을 이만큼
- 발전시키는 데 기여한 공로가 있는 노동자이므로 감형을 한다',
- 이런 예를 본 적이 없습니다.
- 혹시 보신 적 있습니까?
- 그런데 오히려 수십 년간 공직에 있었으면 더 큰 책임이
- 있을 것이고 더 조심해야 되고 더 많은 것을 알 사람이,
- 그리고 어찌 보면 그렇게 땀 흘려 일하던 서민보다는 명예까지
- 포함해서 그 대가를 더 많이 받았던 그런 사람들이 그런
- 자신의 지위라거나 경력이 왜 감형 사유가 되느냐 이것이지요.
- 저는 시중에 나도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질의에 담아서 전해 드렸습니다.
- 대한민국의 법정에서 만 명이 아니라 사천만 명이 평등해지기를 바랍니다.
-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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