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원
| 화자 | 김구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 |
|---|---|
| 원제 | 『백범일지』 부록 「나의 소원」 |
| 날짜 | 1947 |
| 기준 | 글 |
| 분량 | 388줄 |
전문
○ 김구
- "네 소원이 무엇이냐?"
- 하고 하느님이 물으시면, 나는 서슴지 않고
- "내 소원은 대한 독립이오"하고 대답할 것이다.
- "그 다음 소원은 무엇이냐?"
- 하면, 나는 또
- "우리나라의 독립이오" 할 것이요, 또,
- "그 다음 소원이 무엇이냐?"
- 하는 세 번째 물음에도, 나는 더욱 소리를 높여서,
- "나의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이오."하고 대답할 것이다.
- 동포 여러분!
- 나 김구의 소원은 이것 하나밖에는 없다.
- 내 과거의 70 평생을 이 소원을 위해 살아왔고,
- 현재에도 이 소원 때문에 살고 있고,
- 미래에도 나는 이 소원을 달하려고 살 것이다.
- 독립이 없는 백성으로 70 평생에 설움과 부끄러움과
- 애탐을 받은 나에게는 세상에 가장 좋은 것이 완전하게
- 자주 독립한 나라의 백성으로 살아 보다가 죽는 일이다.
- 나는 일찍이 우리 독립 정부의 문지기가 되기를 원하였거니와,
- 그것은 우리나라가 독립국만 되면 나는 그 나라의
- 가장 미천한 자가 되어도 좋다는 뜻이다.
- 왜 그런고 하면,
- 독립한 제 나라의 빈천이 남의 밑에 사는 부귀보다
- 기쁘고 영광스럽고 희망이 많기 때문이다.
- 옛날, 일본에 갔던 박제상이, "내 차라리 계림의 개,
- 돼지가 될지언정 왜왕의 신하로 부귀를 누리지 않겠다."
- 한 것이 그의 진정이었던 것을 나는 안다.
- 제상은 왜왕이 높은 벼슬과 많은 재물을
- 준다는 것을 물리치고 달게 죽음을 받았으니,
- 그것은 "차라리 내 나라의 귀신이 되리라."
- 함에서였다.
- 근래에 우리 동포 중에는 우리나라를 어느 큰 이웃
- 나라의 연방에 편입하기를 소원하는 자가 있다 하니,
- 나는 그 말을 차마 믿으려 아니하거니와,
- 만일 진실로 그러한 자가 있다 하면,
- 그는 제정신을 잃은 미친놈이라고밖에 볼 길이 없다.
- 나는 공자, 석가, 예수의 도를 배웠고, 그들을 성인으로 숭배하거니와,
- 그들이 합하여서 세운 천당, 극락이 있다 하더라도,
- 그것이 우리 민족이 세운 나라가 아닐진대,
- 우리 민족을 그 나라로 끌고 들어가지 아니할 것이다.
- 왜 그런고 하면, 피와 역사를 같이하는 민족이란 완연히 있는 것이어서,
나머지 348줄 펼치기
- 내 몸이 남의 몸이 못 됨과 같이 이 민족이 저 민족이 될 수 없는
- 것은 마치 형제도 한집에서 살기에 어려움이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 둘 이상이 합하여서 하나가 되자면 하나는 높고 하나는 낮아서,
- 하나는 위에 있어서 명령하고,
- 하나는 밑에 있어서 복종하는 것이 근본 문제가 되는 것이다.
- 이에 대하여 일부 소위 좌익의 무리는 혈통의
- 조국을 부인하고 소위 사상의 조국을 운운하며,
- 혈족의 동포를 무시하고 소위 사상의 동무와
- 프롤레타리아트의 국제적 계급을 주장하여,
- 민족주의라면 마치 이미 진리권 외에 떨어진 생각인 것같이 말하고 있다.
- 심히 어리석은 생각이다.
- 철학도 변하고 정치, 경제의 학설도 일시적이거니와,
- 민족의 혈통은 영구적이다.
- 일찍이 어느 민족 내에서나 혹은 종교로, 혹은 학설로, 혹은 경제적,
- 정치적 이해의 충돌로 하여 두 파,
- 세 파로 갈려서 피로써 싸운 일이 없는 민족이 없거니와,
- 지내어 놓고 보면 그것은 바람과 같이 지나가는 일시적인 것이요,
- 민족은 필경 바람 잔 뒤에 초목 모양으로 뿌리와
- 가지를 서로 걸고 한 수풀을 이루어 살고 있다.
- 오늘날 소위 좌우익이란 것도 결국 영원한 혈통의 바다에
- 일어나는 일시적인 풍파에 불과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아니 된다.
- 이 모양으로 모든 사상도 가고 신앙도 변한다.
- 그러나 혈통적인 민족만은 영원히 흥망성쇠의 공동 운명의
- 인연에 얽힌 한 몸으로 이 땅 위에 남는 것이다.
- 세계 인류가 네오 내오 없이 한 집이 되어 사는 것은 좋은 일이요,
- 인류의 최고요 최후인 희망이요, 이상이다.
- 그러나 이것은 멀고 먼 장래에 바랄 것이요, 현실의 일은 아니다.
- 사해동포의 크고 아름다운 목표를 향하여 인류가
- 향상하고 전진하는 노력을 하는 것은 좋은 일이요,
- 마땅히 할 일이나, 이것도 현실을 떠나서는 안 되는 일이니,
- 현실의 진리는 민족마다 최선의 국가를 이루어 최선의 문화를 낳아 길러서,
- 다른 민족과 서로 바꾸고 서로 돕는 일이다.
- 이것이 내가 믿고 있는 민주주의요,
- 이것이 인류의 현 단계에서는 가장 확실한 진리다.
- 그러므로 우리 민족으로서 하여야 할 최고의 임무는,
- 첫째로 남의 절제도 아니 받고 남에게 의뢰도 아니하는,
- 완전한 자주 독립의 나라를 세우는 일이다.
- 이것이 없이는 우리 민족의 생활을 보장할 수 없을 뿐더러,
- 우리 민족의 정신력을 자유로 발휘하여
- 빛나는 문화를 세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 이렇게 완전한 자주 독립의 나라를 세운 뒤에는,
- 둘째로 이 지구상의 인류가 진정한 평화와
- 복락을 누릴 수 있는 사상을 낳아,
- 그것을 먼저 우리나라에 실현하는 것이다.
- 나는 오늘날의 인류의 문화가 불완전함을 안다.
- 나라마다 안으로는 정치상, 경제상, 사회상으로 불평등, 불합리가 있고,
- 밖으로 국제적으로는 나라와 나라의, 민족과 민족의 시기, 알력, 침략,
- 그리고 그 침략에 대한 보복으로 작고 큰 전쟁이
- 끊일 사이가 없어서 많은 생명과 재물을 희생하고도,
- 좋은 일이 오는 것이 아니라 인심의 불안과 도덕의 타락은 갈수록 더하니,
- 이래 가지고는 전쟁이 끊일 날이 없어,
- 인류는 마침내 멸망하고 말 것이다.
- 그러므로 인류 세계에는 새로운 생활
- 원리의 발견과 실천이 필요하게 되었다.
- 이야말로 우리 민족이 담당한 천직이라고 믿는다.
- 이러하므로 우리 민족의 독립이란 결코 삼천리 삼천만의 일이 아니라,
- 진실로 세계 전체의 운명에 관한 일이요,
-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하여 일하는
- 것이 곧 인류를 위하여 일하는 것이다.
- 만일, 우리의 오늘날 형편이 초라한 것을 보고 자굴지심을 발하여,
- 우리가 세우는 나라가 그처럼 위대한 일을 할 것을 의심한다면,
- 그것은 스스로 모욕하는 일이다.
- 우리 민족의 지나간 역사가 빛나지 아니함이 아니나,
- 그것은 아직 서곡이었다.
- 우리가 주연 배우로 세계 역사의 무대에 나서는 것은 오늘 이후다.
- 삼천만의 우리 민족이 옛날의 그리스 민족이나 로마
- 민족이 한 일을 못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 내가 원하는 우리 민족의 사업은 결코 세계를 무력으로
- 정복하거나 경제력으로 지배하려는 것이 아니다.
- 오직 사랑의 문화,
- 평화의 문화로 우리 스스로 잘 살고 인류 전체가
- 의좋게 즐겁게 살도록 하는 일을 하자는 것이다.
- 어느 민족도 일찍이 그러한 일을 한 이가
- 없으니 그것은 공상이라고 하지 마라.
- 일찍이 아무도 한 자가 없기에 우리가 하자는 것이다.
- 이 큰일은 하늘이 우리를 위하여 남겨 놓으신 것임을 깨달을 때에
- 우리 민족은 비로소 제 길을 찾고 제 일을 알아본 것이다.
- 나는 우리나라의 청년 남녀가 모두 과거의 조그맣고 좁다란 생각을 버리고,
- 우리 민족의 큰 사명에 눈을 떠서,
- 제 마음을 닦고 제 힘을 기르기로 낙을 삼기를 바란다.
- 젊은 사람들이 모두 이 정신을 가지고 이 방향으로 힘을 쓸진댄 30년이
- 못하여 우리 민족은 괄목상대하게 될 것을 나는 확신하는 바이다.
- 나의 정치 이념은 한마디로 표시하면 자유다.
- 우리가 세우는 나라는 자유의 나라라야 한다.
- 자유란 무엇인가?
- 절대로 각 개인이 제멋대로 사는 것을
- 자유라 하면 이것은 나라가 생기기 전이나,
- 저 레닌의 말 모양으로 나라가 소멸된 뒤에나 있는 일이다.
- 국가생활을 하는 인류에게는 이러한 무조건의 자유는 없다.
- 왜 그런고 하면, 국가란 일종의 규범의 속박이기 때문이다.
- 국가생활을 하는 우리를 속박하는 것은 법이다.
- 개인의 생활이 국법에 속박되는 것은 자유
- 있는 나라나 자유 없는 나라나 마찬가지다.
- 자유와 자유 아님이 갈리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 속박하는 법이 어디서 오느냐 하는 데 달렸다.
- 자유 있는 나라의 법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에서 오고,
- 자유 없는 나라의 법은 국민 중의 어떤 일개인, 또는 일계급에서 온다.
- 일개인에서 오는 것을 전제 또는 독재라 하고,
- 일계급에서 오는 것을 계급독재라 하고 통칭 파쇼라고 한다.
- 나는 우리나라가 독재의 나라가 되기를 원치 아니한다.
- 독재의 나라에서는 정권에 참여하는 계급 하나를
- 제외하고는 다른 국민은 노예가 되고 마는 것이다.
- 독재 중에서 가장 무서운 독재는 어떤 주의,
- 즉 철학을 기초로 하는 계급 독재다.
- 군주나 기타 개인 독재자의 독재는 그 개인만 제거되면 그만이어니와,
- 다수의 개인으로 조직된 한 계급이 독재의 주체일
- 때에는 이것을 제거하기는 심히 어려운 것이니,
- 이러한 독재는 그보다도 큰 조직의 힘이거나
- 국제적 압력이 아니고는 깨뜨리기 어려운 것이다.
- 우리나라의 양반 정치도 일종의 계급
- 독재이어니와 이것은 수백년을 계속하였다.
- 이탈리아의 파시스트, 독일의 나치스의 일은 누구나 다 아는 일이다.
- 그러나 모든 계급 독재 중에도 가장 무서운
- 것은 철학을 기초로 한 계급 독재다.
- 수백년 동안 이조 조선에 행하여 온 계급 독재는 유교,
- 그중에도 주자학파의 철학을 기초로 한 것이어서,
- 다만 정치에 있어서만 독재가 아니라 사상, 학문, 사회생활, 가정생활,
- 개인생활까지도 규정하는 독재였다.
- 이 독재정치밑에서 우리 민족의 문화는 소멸되고 원기는 마멸된 것이다.
- 주자학 이외의 학문은 발달하지 못하니 이 영향은 예술, 경제,
- 산업에까지 미치었다.
- 우리나라가 망하고 민력이 쇠잔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이 실로 여기 있었다.
- 왜 그런고 하면 국민의 머리 속에 아무리 좋은 사상과
- 경륜이 생기더라도 그가 집권계급의 사람이 아닌 이상,
- 또 그것이 사문난적이라는 범주 밖에 나지 않는
- 이상 세상에 발표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 이 때문에 싹이 트려다가 눌려 죽은 새 사상,
- 싹도 트지 못하고 밟혀버린 경륜이 얼마나 많았을까.
- 언론의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 것임을 통감하지 아니할 수 없다.
- 오직 언론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만 진보가 있는 것이다.
- 시방 공산당이 주장하는 소련식 민주주의란 것은
- 이러한 독재정치 중에도 가장 철저한 것이어서,
- 독재정치의 모든 특징을 극단으로 발휘하고 있다.
- 즉 헤겔에게서 받은 변증법, 포이에르바하의 유물론 이 두 가지와,
- 아담 스미스의 노동가치론을 가미한 마르크스의 학설을 최후의 것으로 믿어,
- 공산당과 소련의 법률과 군대와 경찰의 힘을 한데 모아서
- 마르크스의 학설에 일점일획이라도 반대는 고사하고 비판만 하는
- 것도 엄금하여 이에 위반하는 자는 죽음의 숙청으로써 대하니,
- 이는 옛날에 조선의 사문난적에 대한 것 이상이다.
- 만일 이러한 정치가 세계에 퍼진다면 전 인류의
- 사상은 마르크스주의 하나로 통일될 법도 하거니와,
- 설사 그렇게 통일이 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불행히 잘못된 이론일진대,
- 그런 큰 인류의 불행은 없을 것이다.
- 그런데 마르크스 학설의 기초인 헤겔의 변증법 이론이란 것이 이미 여러
- 학자의 비판으로 말미암아 전면적 진리가 아닌 것이 알려지지 아니하였는가.
- 자연계의 변천이 변증법에 의하지 아니함은 뉴튼,
- 아인슈타인 등 모든 과학자들의 학설을 보아서 분명하다.
- 그러므로 어느 한 학설을 표준으로 하여서 국민의 사상을
- 속박하는 것은 어느 한 종교를 국교로 정하여서 국민의
- 신앙을 강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옳지 아니한 일이다.
- 산에 한 가지 나무만 나지 아니하고, 들에 한 가지 꽃만 피지 아니한다.
- 여러 가지 나무가 어울려서 위대한 삼림의 아름다움을 이루고
- 백가지 꽃이 섞여 피어서 봄들의 풍성한 경치를 이루는 것이다.
- 우리가 세우는 나라에는 유교도 성하고, 불교도,
- 예수교도 자유로 발달하고,
- 또 철학을 보더라도 인류의 위대한 사상이 다
- 들어와서 꽃이 피고 열매를 맺게 할 것이니,
- 이러하고야만 비로소 자유의 나라라 할 것이요.
- 이러한 자유의 나라에서만 인류의 가장
- 크고 가장 높은 문화가 발생할 것이다.
- 나는 노자의 무위를 그대로 믿는 자는 아니어니와,
- 정치에 있어서 너무 인공을 가하는 것을 옳지 않게 생각하는 자이다.
- 대개 사람이란 전지전능할 수가 없고
- 학설이란 완전무결할 수 없는 것이므로,
- 한 사람의 생각,
- 한 학설의 원리로 국민을 통제하는 것은 일시 속한
- 진보를 보이는 듯하더라도 필경은 병통이 생겨서 그야말로
- 변증법적인 폭력의 혁명을 부르게 되는 것이다.
- 모든 생물에는 다 환경에 순응하여 저를 보존하는
- 본능이 있으므로 가장 좋은 길은 가만히 두는 것이다.
- 작은 꾀로 자주 건드리면 이익보다도 해가 많다.
- 개인 생활에 너무 잘게 간섭하는 것은 결코 좋은 정치가 아니다.
- 국민은 군대의 병정도 아니요, 감옥의 죄수도 아니다.
- 한 사람 또 몇 사람의 호령으로 끌고 가는
- 것이 극히 부자연하고 또 위태한 일인 것은,
- 파시스트 이탈리아와 나치스 독일이 불행하게도
- 가장 잘 증명하고 있지 아니한가.
- 미국은 이러한 독재국에 비겨서는 심히 통일이
- 무력한 것 같고 일의 진행이 느린 듯하여도,
- 그 결과로 보건대 가장 큰 힘을 발하고 있으니
- 이것은 그 나라의 민주주의 정치의 효과이다.
- 무슨 일을 의논할 때에 처음에는 백성들이 저마다 제 의견을
- 발표하여서 훤훤효효하여 귀일할 바를 모르는 것 같지만,
- 갑론을박으로 서로 토론하는 동안에 의견이 차차
- 정리되어서 마침내 두어 큰 진영으로 포섭되었다가,
- 다시 다수결의 방법으로 한 결론에 달하여 국회에서 결의가 되고,
- 원수의 결재를 얻어 법률이 이루어지면,
- 이에 국민의 의사가 결정되어 요지부동하게 되는 것이다.
- 이 모양으로 민주주의란 국민의 의사를 알아보는 한 절차 또는 방식이요.
- 그 내용은 아니다.
- 즉 언론의 자유, 투표의 자유, 다수결에 복종,
- 이 세 가지가 곧 민주주의이다.
- 국론, 즉 국민의 의사의 내용은 그때 그때의
- 국민의 언론전으로 결정되는 것이어서,
- 어느 개인이나 당파의 특정한 철학적 이론에
- 좌우되는 것이 아님이 미국식 민주주의의 특색이다.
- 다시 말하면 언론, 투표,
- 다수결 복종이라는 절차만 밟으면 어떠한 철학에 기초한 법률도,
- 정책도 만들 수 있으니,
- 이것을 제한하는 것은 오직 그 헌법의 조문뿐이다.
- 그런데 헌법도 결코 독재국의 그것과 같이 신성불가침의 것이 아니라,
- 민주주의의 절차로 개정할 수가 있는 것이니, 이러므로 민주,
- 즉 백성이 나라의 주권자라 하는 것이다.
- 이러한 나라에서 국론을 움직이려면 그중에서
- 어떤 개인이나 당파를 움직여서 되지 아니하고,
- 그 나라 국민의 의견을 움직여서 된다.
- 백성들의 작은 의견은 이해관계로 결정되거니와,
- 큰 의견은 그 국민성과 신앙과 철학으로 결정된다.
- 여기서 문화와 교육의 중요성이 생긴다.
- 국민성을 보존하는 것이나 수정하고 향상하는 것이 문화와 교육의 힘이요,
- 산업의 방향도 문화와 교육으로 결정됨이 큰 까닭이다.
- 교육이란 결코 생활의 기술을 가르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 교육의 기초가 되는 것은 우주와 인생과 정치에 대한 철학이다.
- 어떠한 철학의 기초 위에 어떠한 생활의
-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곧 국민교육이다.
- 그러므로 좋은 민주주의의 정치는 좋은 교육에서 시작될 것이다.
- 건전한 철학의 기초 위에 서지 아니한 지식과 기술의
- 교육은 그 개인과 그를 포함한 국가에 해가 된다.
- 인류 전체를 보아도 그러하다.
- 이상에 말한 것으로 내 정치 이념이 대강 짐작될 것이다.
- 나는 어떠한 의미로든지 독재정치를 배격한다.
- 나는 우리 동포를 향하여서 부르짖는다.
- 결코 독재정치가 아니되도록 조심하라고,
- 우리 동포 각 개인이 십분의 언론 자유를 누려서 국민
- 전체의 의견대로 되는 정치를 하는 나라를 건설하자고,
- 일부 당파나 어떤 한 계급의 철학으로 다른 다수를 강제함이 없고,
- 또 현재의 우리들의 이론으로 우리 자손의
- 사상과 신앙의 자유를 속박함이 없는 나라,
- 천지와 같이 넓고 자유로운 나라,
- 그러면서도 사랑의 덕과 법의 질서가 우주 자연의 법칙과
- 같이 준수되는 나라가 되도록 우리나라를 건설하자고.
- 그렇다고 나는 미국의 민주주의 제도를 그대로 직역하자는 것은 아니다.
- 다만 소련의 독재적인 민주주의에 대하여 미국의 언론 자유적인
- 민주주의를 비교하여서 그 가치를 판단하였을 뿐이다.
- 둘 중에서 하나를 택한다면 사상과 언론의
- 자유를 기초로 한 자를 취한다는 말이다.
- 나는 미국의 민주주의 정치제도가 반드시
- 최후적인 완성된 것이라고는 생각지 아니한다.
- 인생의 어느 부분이나 다 그러함과 같이 정치형태에
- 있어서도 무한한 창조적 진화가 있을 것이다.
-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이 반만년 이래로 여러 가지
- 국가형태를 경험한 나라에는 결점도 많으려니와,
- 교묘하게 발달된 정치제도도 없지 아니할 것이다.
- 가까이 이조시대로 보더라도 홍문관, 사간원,
- 사헌부 같은 것은 국민 중에 현인의 의사를
- 국정에 반영하는 제도로 멋있는 제도요,
- 과거제도와 암행어사 같은 것도 연구할 만한 제도다.
- 역대의 정치제도를 상고하면 반드시 쓸 만한 것도 많으리라고 믿는다.
- 이렇게 남의 나라의 좋은 것을 취하고,
- 내 나라의 좋은 것을 골라서 우리나라에 독특한 좋은
- 제도를 만드는 것도 세계의 문운에 보태는 일이다.
- 분류:수필 분류:1929년 작품 분류:1943년 작품
-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오, 경제력도 아니다.
- 자연과학의 힘은 아무리 많아도 좋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 현재의 자연 과학만 가지고도 편안히 살아가기에 넉넉하다.
-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가 부족하고
-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 이 마음만 발달이 되면 현재의 물질력으로
- 20억이 다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 홍익인간이라는 우리 국조 단군의 이상이 이것이라고 믿는다.
- 또, 우리 민족의 재주와 정신과 과거의
- 단련이 이 사명을 달성하기에 넉넉하고,
- 우리 국토의 위치와 기타의 지리적 조건이 그러하며, 또 1차,
- 2차의 세계 대전을 치른 인류의 요구가 그러하며,
- 이러한 시대에 새로 나라를 고쳐 세우는
- 우리의 서 있는 시기가 그러하다고 믿는다.
- 우리 민족이 주연 배우로 세계무대에
- 등장할 날이 눈앞에 보이지 아니하는가.
- 이 일을 하기 위하여 우리가 할 일은 사상의 자유를
- 확보하는 정치 양식의 건립과 국민 교육의 완비다.
- 내가 위에서 자유와 나라를 강조하고
- 교육의 중요성을 말한 것이 이 때문이다.
- 최고 문화 건설의 사명을 달할 민족은
- 일언이폐지하면 모두 성인을 만드는 데 있다.
- 대한사람이라면 간 데마다 신용을 받고 대접을 받아야 한다.
- 우리의 적이 우리를 누르고 있을 때에는 미워하고 분해하는 살벌,
- 투쟁의 정신을 길렀었거니와,
- 적은 이미 물러갔으니 우리는 증오의 투쟁을
- 버리고 화합의 건설을 일삼을 때다.
- 집안이 불화하면 망하고 나라 안이 갈려서 싸우면 망한다.
- 동포 간의 증오와 투쟁은 망조다.
- 우리의 용모에서는 화기가 빛나야 한다.
- 우리 국토 안에는 언제나 춘풍이 태탕하여야 한다.
- 이것은 우리 국민 각자가 한번 마음을 고쳐먹음으로써 되고,
- 그러한 정신의 교육으로 영속될 것이다.
- 최고 문화로 인류의 모범이 되기로 사명을 삼는 우리
- 민족의 각원은 이기적 개인주의자여서는 안 된다.
- 우리는 개인의 자유를 극도로 주장하되,
- 그것은 저 짐승들과 같이 저마다 제 배를 채우기에 쓰는 자유가 아니요,
- 제 가족을, 제 이웃을, 제 국민을 잘 살게 하기에 쓰이는 자유다.
- 공원의 꽃을 꺾는 자유가 아니라 공원에 꽃을 심는 자유다.
- 우리는 남의 것을 빼앗거나 남의 덕을 입으려는 사람이 아니라 가족에게,
- 이웃에게, 동포에게 주는 것으로 낙을 삼는 사람이다.
- 우리말에 이른바 선비요 점잖은 사람이다.
- 그러므로 우리는 게으르지 아니하고 부지런하다.
- 사랑하는 처자를 가진 가장은 부지런할 수밖에 없다.
- 한없이 주기 위함이다.
- 힘든 일은 내가 앞서 하니 사랑하는 동포를 아낌이요,
- 즐거운 것은 남에게 권하니 사랑하는 자를 위하기 때문이다.
- 우리 조상네가 좋아하던 인후지덕이란 것이다.
- 이러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산에는 삼림이
- 무성하고 들에는 오곡백과가 풍성하며,
- 촌락과 도시는 깨끗하고 풍성하고 화평할 것이다.
- 그리하여 우리 동포,
- 즉 대한사람은 남자나 여자나 얼굴에는 항상 화기가 있고,
- 몸에서는 덕의 향기를 발할 것이다.
- 이러한 나라는 불행하려 하여도 불행할 수
- 없고 망하려 하여도 망할 수 없는 것이다.
- 민족의 행복은 결코 계급투쟁에서 오는 것도 아니요,
- 개인의 행복이 이기심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 계급투쟁은 끝없는 계급투쟁을 낳아서 국토에 피가 마를 날이 없고,
- 내가 이기심으로 남을 해하면 천하가 이기심으로 나를 해할 것이니,
- 이것은 조금 얻고 많이 빼앗기는 법이다.
- 일본이 이번에 당한 보복은 국제적,
- 민족적으로도 그러함을 증명하는 가장 좋은 실례다.
- 이상에서 말한 것은 내가 바라는 새
- 나라의 용모의 일단을 그린 것이거니와,
- 동포 여러분!
- 이러한 나라가 될진대 얼마나 좋겠는가.
- 우리네 자손을 이러한 나라에 남기고 가면 얼마나 만족하겠는가.
- 옛날 한토의 기자가 우리나라를 사모하여 왔고,
- 공자께서도 우리 민족이 사는 데 오고 싶다고 하였으며,
- 우리 민족을 인을 좋아하는 민족이라 하였으니, 옛날에도 그러하였거니와,
- 앞으로도 세계 인류가 모두 우리 민족의
- 문화를 이렇게 사모하도록 하지 아니하려는가.
- 나는 우리의 힘으로,
- 특히 교육의 힘으로 반드시 이 일이 이루어질 것을 믿는다.
- 우리나라의 젊은 남녀가 다 이 마음을 가질진대 아니 이루어지고 어찌하랴.
- 나도 일찍 황해도에서 교육에 종사하였거니와,
- 내가 교육에서 바라던 것이 이것이었다.
- 내 나이 이제 70이 넘었으니 직접 국민
- 교육에 종사할 시일이 넉넉지 못하거니와,
- 나는 천하의 교육자와 남녀 학도들이 한번 크게
- 마음을 고쳐먹기를 빌지 아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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